▣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수천년을 관통하는 보편적인 언어로 오늘도 현대인에게 말을 거는 동양 고전, 그는 <한겨레21>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원인 전호근 독자의 말로 어슴푸레 짐작해본다. “제게 고전과 시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신다면, 전 현안 문제를 택하겠어요. 고전을 읽고 ‘현재’를 말할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답니다.”
얼추 창간호부터 <한겨레21>을 챙겨본 그는 10년의 역사를 알고 있는 독자다. “큰 줄기는 변함이 없지만, 세세한 불만이 있습니다. 요즘엔 선명함이 떨어진 거 같아요. 차라리 옛날 기사들이 기억에 남네요. 서울 강남의 아이와 해남의 아이, 사북의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던 기사가 있었는데, 그때 답변들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언제부턴가 <한겨레21>이 이미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소재들을 펼치고 있는 건 아닌지 묻는다.
대학·연구원에서 동양 고전을 가르치는 그에게 박정희 특집호는 남달랐다. “아이들에게 박정희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 해도 막상 최근 자료들이 없더라고요. 감성적인 얘기들이 많이 떠돌 때 이런 논의를 한 건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초기엔 새로운 필진들이 여럿 발굴되고 참신한 발상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주류 아닌 주류’가 돼버린 건 아닙니까”라고 덧붙인다. 소수이기에 정치적인 힘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줄 것을 당부한다.
퇴계와 율곡을 공부했던 그는 최근 ‘다산’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퇴계 철학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이를 다루는 강단 철학자들이 테두리를 긋고 연구를 하고 있어 한계를 느낍니다. 유가사상이 가족주의와 기득권 논리를 옹호하는 데 이용되고 있으니까요. 실제 공맹이 그렇게 말한 게 아닙니다.” 그러나 10년 전보다 상황이 개선돼 소장학자들이 해석의 근거를 밝히며 새롭게 번역한 고전들이 많이 나와 있다고 한다. ‘한 손엔 <한겨레21>, 한 손엔 고전’을 안겨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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