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광주 외곽만 나가도 풍경은 포근해진다.
그곳에 조금 더 발을 묶어두고 싶어 김창호(55)씨는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빈집 하나를 사들여 정성스레 수선했다. 여덟 가구만이 사는 작은 마을에 말뚝 하나 심어놓고 틈나는 대로 들러 텃밭을 돌본다. 볶은 보리를 끓여 고소한 차를 마시고, 싱싱한 당근을 캐어 나눠먹는다.
그의 또 다른 ‘말뚝’은 학교다. 교편을 잡고 있는 광주 수피아여자고등학교. 두 딸도 이곳을 졸업했다. “학생들의 건강도 신경 써주십시오. 요즘 학생들, 체격조건은 좋은데 환경이 나빠진 탓인지 건강지수가 낮습니다. 기획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관심은 모든 아들딸에게 향한다.
혼자 보던 <한겨레21>은 어느새 온 가족이 찾는 잡지가 됐다. 집에 뒹굴거려도 별 눈길 주지 않던 막내딸도 대학에 가더니 열렬한 독자가 됐다. 그의 잡지는 높은 회독률을 자랑한다. “베트남전의 부끄러운 역사를 돌아보는 기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제 자신과 우리 민족을 돌아보게 됐죠. 최근에 나온 박정희 특집호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충실하게 만들어졌지만 명절용치곤 우울하고 가슴 아픈 얘기가 많았어요. ‘100점 먹으면 박통의 광팬?’ 같은 문구나 그 아래 실린 관련 퀴즈는 감정적으로 치우친 내용 같았습니다. 독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형평성을 잃는 것이죠.” 그래도 서민의 정서를 반영하고 공평함이 깃든 <한겨레21>이기에 주변에 권유할 수 있다.
“지식정보 사회에서 여전히 정보 갈증을 느끼고 있는 서민을 위해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캠페인을 부탁드립니다.” 청소년·청년 문화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신문·잡지를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십시오.” 과연 <한겨레21>은 자신 있게 나설 수 있을까. “날 데려가세요!”라고 외칠 수 있도록, 학생들 품에 포옥~ 안길 수 있도록, 그날을 향해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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