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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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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우토로 모금운동 시작합니다

등록 2005-06-07 15:00 수정 2020-05-02 19:24

우토로국제대책회의와 손잡고 퇴거 위기의 재일 조선인들을 돕습니다
주민대표로 한국에 온 김교일·엄명부씨 “8월15일까지 땅 매입 비용 마련”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우토로 주민들이 한국에 방문해 한국 시민사회의 도움을 절실히 요청했다.
주민 대표로 온 김교일(65) 주민회장과 엄명부(49) 부회장은 6월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일협정과 재외동포’ 토론회에 참석해 우토로 문제를 설명한데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가 한국 정부가 우토로 주민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교일 회장은 이날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 8월15일까지 땅 매입 비용을 마련할 것”이라며 “부족한 금액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우토로 주민들이 1996년부터 수차례 한국에 찾아와 도움을 호소했지만, 여태껏 해결된 건 하나도 없다. 한국 정부는 물론 시민사회도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놓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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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마을은 일제시대 교토 비행장을 건설하기 위해 조선인 노동자들이 모여 형성된 강제징용촌이다. 비행장 건설업체인 닛산차체가 땅을 가지고 있다가 1987년 주민들 몰래 민간에 팔아넘겼다. 이 땅을 넘겨받은 서일본식산은 1989년 주민들에게 땅을 비우라며 토지명도소송을 제기했고, 2000년 최고재판소가 서일본식산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주민들은 강제퇴거의 위기에 내몰렸다.

“5억5천만엔, 주민들이 1억엔 모은다”

우토로에 꼭 살아야 하는 이유는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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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는 우리의 유일한 고향이다. 우토로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50년 넘게 우토로에서 살아왔다. 아들, 손주들은 물론 친척들도 근처에서 모여 산다. 우토로라는 ‘재일 조선인 커뮤니티’를 지키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가 왜 먼 이국 땅인 일본에서 살게 됐나. 일제 때 강제징용으로 끌려왔기 때문이고, 이곳 우토로에서 밤낮 없는 노동에 시달리다가 여기까지 왔다.

우토로 땅을 어떻게 되찾을 건가.

주민들이 돈을 모아 직접 사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절대로 돈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

주민들끼리 땅을 사기로 최종 합의했나.

거의 (합의가) 이뤄졌다. 주민들의 80~90%가 땅을 사길 원하고 있다. 땅값이 낮으면 낮을수록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땅 소유주인 이노우에 마사미가 5억5천만엔을 제시했다.

땅 매입 비용은 언제까지 모을 생각인가.

8월15일까지 다 모을 생각이다. 65살 이상 고령자가 42명이다. 생활보호 대상자도 많다. 그래서 5억5천만엔을 모은다는 게 쉽지 않다. 현재로선 우토로 사람들이 1억엔 정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우토로를 돕는 캠페인에 나서기로 했다.

우토로는 해방 뒤 60년 동안 일본과 한국 정부 모두에게 버려진 곳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시민사회가 나서 모금운동을 벌여준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그 우물엔 눈물 나왔다

[우토로 풍경]

87년 투쟁으로 상수도 얻기 전까지 우물 파서 생존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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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 마을에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한 건 1987년이었다. 그때까지 우토로 사람들은 우물물을 길어다 썼다.
수돗물 공급이 이렇게 늦어진 건 땅 소유주인 닛산차체가 상수도관 설치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기저기에 우물을 팠다. 땅 밑으로 수맥이 흘렀기 때문에 4~5m만 파면 물이 솟았다. 하지만 마을 옆에 공장이 들어서면서 수질이 나빠졌고, 수십년을 끌어쓰다 보니 물도 말랐다.
현재 우토로엔 우물이 7곳 남아 있다. 우지시가 상수도관을 설치했지만, 상수도관에서 집안의 수도꼭지로 연결하는 수도관 설치비용은 개인 부담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마저도 감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65가구 가운데 15가구는 지금도 양수기로 우물물을 끌어다 쓴다. 우물가에 모여 빨래를 하거나 함지박으로 물을 퍼나르는 모습은 사라졌고, 대신 양수기의 모터가 헐떡이는 소음이 마을을 깨운다.
주민들은 1980년대 ‘투쟁’으로 수돗물을 얻었다고 말한다. 법적으로 상수도관을 들여놓고 말고는 닛산차체의 마음일지 모르지만, ‘강제징용촌’이라는 우토로의 역사적 연원을 따져보면 주민들은 당연히 생활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었다. 김선측(82)씨는 “수돗물은 일본 정부가 베푼 게 아니라 역사의 피해자인 주민들이 1980년대 초반부터 싸워온 결과”라고 말했다.
우토로의 수돗물 보급투쟁은 양심적인 일본인과 우토로 사람들이 연대하는 계기가 된다. “우토로 마을엔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소식은 일본 시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우토로의 최대 우군인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도 이즈음 결성됐다.




“빼앗긴 60년, 우토로에 새 희망을!”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마을 우토로 살리기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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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내신 성금이 우토로 주민의 강제퇴거를 막을 수 있습니다. 성금이 한푼 두푼 쌓일 때마다 우토로의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가 느끼는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토로를 살려주세요!

계좌번호: 우리은행 1002-629-966152
예금주: 배지원(우토로국제대책회의)
주관: 우토로국제대책회의, <한겨레21>(표지 마크로?)
문의: (02)713-5803, utoro@freechal.com
홈페이지: http://www.utoro.net

모금자 명단: 생명평화마중물 강종호 사무처장 외 7명 7만원, 익명 10만원, 한승룡 3만원, 이성희 3만원, 한겨레21 일동 50만원
우토로국제대책회의 참가 · 연대단체: 동북아평화연대, 불교평화연대, 생명평화마중물, 중국동포타운신문, 지구촌동포청년연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인권위원회(이상 참여단체), 국제민주연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아시아평화인권연대,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아시아의친구들, 평화시민연대, 이주노동자인권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한일민족문제학회,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부산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재외한민족센터, 민족문제연구소, 흥사단, 한국교회인권센터,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전남대세계한상문화연두단, 재일코리안청년연합, 코리아NGO센터, 외국인에대한차별반대-가와사키연락회의(이상 연대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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