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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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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시민사회 ‘협치’ 현실화될까

4개 시민사회단체+야 5당 ‘로컬 거버넌스’ 토론회…
경남 남해 ‘시민참여형 지방자치’ 모델 관심 끌어
등록 2010-03-05 11:17 수정 2020-05-03 04:26

야권의 지방선거 연합 논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 가지 맥락을 주목해야 한다. 연합공천이나 후보 단일화, 정책 연합, 가설 정당 등은 모두 선거 연합의 방법론에 해당한다. 반면 지방공동정부에 관한 논의는 ‘선거 연합 이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거 연합을 통해 승리하면 지방공동정부를 구성해 정책 연합의 내용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2010연대와 민주통합, 시민주권, 희망과대안 등 4개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이 참여한 지방선거 정책토론회가 2월2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방공동정부 구성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한겨레 김종수 기자

2010연대와 민주통합, 시민주권, 희망과대안 등 4개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이 참여한 지방선거 정책토론회가 2월2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방공동정부 구성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한겨레 김종수 기자

“주민 참여 네트워크로 지방자치 혁신을”

최근 지방공동정부 논의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는 ‘로컬 거버넌스’다. 거버먼트(government)를 정부 주도의 통치 행위로 본다면, 거버넌스(governance)란 정부가 시민사회와 협력해 행정을 펼친다는 뜻이다. 흔히 ‘협치’로 번역한다. 2월24일 ‘2010연대’와 ‘민주통합’ ‘시민주권’ ‘희망과대안’ 등 4개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이 함께 참여한 토론회에서도 ‘로컬 거버넌스’ 구성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김달수 희망과대안 기획위원이 제시한 방안은 로컬 거버넌스형 ‘시민연합정부’다. 김 위원은 “시민연합정부란 단체장 중심의 1인 통치와 행정으로부터 광범위한 주민 참여와 네트워크로 지방자치를 혁신하는 운동”이라고 정의한 뒤 “선거 연합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참여하는 ‘지역발전협동위원회’나 지방정부의 국실별 ‘거버넌스위원회’를 제도화함으로써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참여예산위원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참여예산제를 실현하기 위한 참여예산위원회 구성은 지방공동정부에서 실현하려는 거버넌스 구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지역과 직업, 연령, 학력 등을 고려해 참여예산제에 참여하는 주민을 선출해야 하고 회의는 야간이나 휴일에 여는 등 주민 참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부총장 역시 “야 5당은 연합 후보가 선거에 승리하면 시민참여예산제도의 운영, 각종 자문위원회의 공동 참여, 산하단체 또는 투자기관의 운영 참여 등을 통해 선거에서 내놓았던 정책 공약의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로컬 거버넌스의 초기 모델로서 경남 남해군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남해군은 김두관 전 장관이 군수로 재직하고 있던 1995년 시민배심원단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곳이다. 혐오시설 건설을 추진하기에 앞서 시민배심원단의 찬반 투표를 통해 주민 의사를 묻겠다는 취지였다. 2008년 6월4일 보궐선거로 당선된 정현태 현 군수도 취임 이후 수능 시험장의 남해 유치 등을 추진하며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었다.

정 군수는 “공교육 정상화와 평등교육 실현을 주장하는 남해교육연대가 수능 시험장 설치의 필요성을 제기해 정당과 종교, 세대와 출신을 뛰어넘는 범군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었다”며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사업을 지역으로 가져올 수 있었던 배경도 남해군인증농산물생산자협회 등 군내 농업인 단체가 각 읍면을 순회하며 자발적인 실천 교육을 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농업인 단체까지 참여해 성과 일궈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이상현 희망과대안 운영위원은 “한국의 경우 지방공동정부를 구성해본 경험이 전무하지만 경남 남해는 학부모단체나 생산자단체 등과 부분적으로 협치를 구현해봤다”며 “6월2일 지방선거가 끝나면 지방공동정부를 시도하는 지역이 더 나올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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