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오락가락하기 시작하는 6월 하순. 적막하던 농촌이 농촌봉사활동을 온 대학생들 소리로 북적거린다.
올해 경북 안동시 8개 면 10개 마을에선 6월26일부터 7일 동안 고려대 학생 200여 명이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섰다.
학생들은 감자 반, 흙 반인 밭에서 감자를 줍고, 사과밭에서 풀을 뽑고, 마을 어귀의 빈 벽엔 화사한 그림을 그려넣으며 땀을 흘렸다. 앉으면 앉아 일하는 대로 힘들고, 서면 서서 일하는 대로 힘들었다는 학생의 말처럼 7박8일간의 농활이 끝나가는 터라 학생들의 표정엔 피로가 역력했다. 그러나 일과 후 마지막 날 저녁에 벌어진 풍물패 가락은 그간의 노곤함을 달래주는 듯했다. 길게 한숨만 나왔던 밭일, 꿀맛 같던 새참, 굵은 땀과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준 멱감기, 긴 여름 해와 함께했던 사람들이 그저 추억으로 남을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땅,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시간이 아니었을까.
안동=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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