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등 작가 전영일씨가 자신이 만든 작품을 보고 있다. 한겨레21 정용일
창고에는 한국의 전통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한겨레21 정용일
‘전통등’이라는 표현은 우리 민족이 써온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등을 가지고 논다는 뜻을 담고 있는 관등놀이는 1천 년 넘게 이어져온 우리 민족놀이 중 하나다. 이 놀이가 현대적인 축제 형태와 만난 것이 사월 초파일 연등축제라 할 수 있다. 1955년 시작된 제등행진은 1996년에 이르러 새롭게 문화축제로 발전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등놀이의 역사로 보면 유구한 역사이지만 그 명맥은 실낱처럼 어렵게 이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전통등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1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
전영일씨는 그 10여 명 중 한 명이다. 전씨는 1998년 전통등을 만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활발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경기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있는 공방에선 6명이 함께 일을 한다. 큰 작품 하나를 만들려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스케치하고 틀을 만들고 용접과 조명 설치, 배접, 채색 등의 작업을 거치며 만들어진다. 전영일씨는 “우리 전통등은 중국이나 일본 등과 달리 백자 달항아리처럼 선이 부드럽고 전통 한지를 통해 나오는 빛이 은은하고 아름답다”며 “우리의 전통등을 발전시키려면 새롭고 재미있는 작업을 통해 대중과의 공감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장인’의 삶은 외롭고 고단했을 터이다. 그러나 그들의 혼이 깃든 우리 전통등 재현 노력이 ‘일본등’ ‘중국등’처럼 역사와 정체성이 분명한 ‘한국등’으로 되살아나 어두운 세상을 훤히 밝힐 날이 머지 않으리라, 고 믿는다.
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등의 뼈대를 만들려고 모양을 따라 철사를 용접하고 있다.(맨 위 사진) 창고에 보관 중인 전통등 작품들은 습기에 약해 날마다 점검을 한다.(맨 아래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등에 조명이 들어온 상태에서 채색 작업을 한다.(맨 위쪽 사진) 오래돼 낡은 등을 보수하려고 뼈대에 붙은 한지를 벗기고 있다.(위에서 두번째 사진) 행사에 사용할 등을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고 있다.(맨 아래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뼈대에 맞춰 한지를 한 장씩 붙이고 있다.(아래 사진) 한겨레21 정용일
일정한 밝기를 주려고 장착하는 전구가 탑등 안쪽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겨레21 정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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