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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겔이 내는 종소리 들어보세요

등록 2006-10-14 00:00 수정 2020-05-03 04:24

경기도 양평의 제작소 ‘오르겔바우’ 마이스터 홍성훈씨…‘악기의 여왕’ 20만 가지 소리에 한국적 소리를 보탠다네

▣ 양평=사진·글 사진 카페 ‘찰나’(정미자, 박태수, 이은주, 강성철, 한동균)

경기도 양평에 있는 홍성훈 스튜디오의 정식 명칭은 ‘오르겔바우’다. 홍성훈씨는 이곳에서 한국적인 파이프오르간 문화를 펼쳐보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2010년까지 작업실, 파이프오르간 박물관, 전용 연주홀, 오르겔 카페 등 파이프오르간과 관련해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열리는 문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아울러 파이프오르간 도제학교를 세워서 후학을 양성하려고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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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오르간 제작에 발을 담근 지 20년입니다. 제작에 익숙해질 만도 하지만 매번 만들 때마다 새롭게 고통을 느낍니다. 오르겔을 만들려면 통상 1년 이상이 걸립니다. 설계하고 재료를 구하고 파이프를 깎아내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만들어야 합니다. 미세한 차이가 음의 차이로 나타나기 때문이죠.” 그는 파이프오르간 분야에서 한국인 최초로 마이스터 칭호를 받는 이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다.

오르겔이 낼 수 있는 소리가 20만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가히 ‘오케스트라’ 혹은 ‘악기의 여왕’이라 불릴 만하다. 오르겔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바람상자’에 공기를 넣어서 건반을 누르면 연결된 파이프의 구멍으로 바람이 들어가 진동을 하며 소리를 낸다. 오르겔의 음폭은 굉장히 넓다. 낮은 음역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다만 진동이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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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을 전공한 홍성훈씨는 탈춤 전수자, 대금 연주자 등 이력이 다채롭다. 오르겔을 제작하게 된 것은 클래식 기타를 배우러 간 독일에서였다. 그는 파이프오르간에 피리소리, 종소리 등 한국적인 소리를 넣고 있다. 가야금, 해금 등 고유의 소리를 찾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파이프오르간 제작은 하나의 문화를 퍼트리는 일입니다. 목수 일부터 배워야 하죠. 배우는 데 10여 년이 걸립니다. 아울러 소리를 오르겔을 통해 재현해내려는 의지도 중요합니다. 서구 사회처럼 오르겔이 교회 밖으로 나와 대중화되고 문화가 꽃을 피우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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