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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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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산다는 건 만만치 않아요

등록 2006-06-14 00:00 수정 2020-05-03 04:24

▣ 안양=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최근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경기 안양시 동안여성회관은 2월부터 한글교실을 열어 매주 20여 명의 이주여성들이 우리말과 문화를 익히도록 돕고 있다.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이들은 남편과 한국을 사랑으로 여기고 더 알고자 한다.

한복 입기를 익히는 새색시도, 요리를 배우는 결혼 10년차 아줌마도 “한국 너무 어렵다”며 엄살이다. 고추장과 마늘 양념을 맨손으로 요리하다 손이 아렸던 일, 맨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야 하는 고통, 존댓말을 잘못 사용해 웃음바다를 만든 일. 생소한 말과 낯선 문화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지만 당황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어머니에 대한 남편의 효를 보며 ‘마마보이’로 오해하기도 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05년 사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은 총 16만 명가량으로, 2005년에는 국제결혼 비율이 전체 결혼의 13.6%를 차지했다. 인권침해나 여러 피해 사례 위주로 보도돼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부정적인 측면이 두드러졌으나, 많은 이주여성들은 한국인의 아내, 며느리, 어머니로서 살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남편들이 아내에게만 한국어를 배우게 하고 한국 문화에 적응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서로 주고받으며 건강한 부부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편도 아내 나라의 말과 문화를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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