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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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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이 내쫓는 ‘움막집 인생’

등록 2004-09-10 00:00 수정 2020-05-03 04:23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싼 경기도 평택의 균열… 제2의 부안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필요하다

▣ 평택= 사진 · 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정부가 주한미군 이전 협상에 가서명한 데 이어 미군에 제공할 경기도 평택 지역의 대체 터 349만평을 확정하고 주민설명회에 들어가는 등 이전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송영건 국무총리실 주한미군대책기획단 지역협력국장은 “농토를 빼앗긴다는 농민들 입장에서 보면 우리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지만 국책사업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평택시 팽성면 대추리에서 만난 이열(86·여)씨는 “일제에서 해방되자마자 미군 비행장이 들어와 아무런 보상도 못 받고 쫓겨나 대추리에서 움막집을 짓고 지금껏 살아왔다”며 “살 만해지니까 또 나가라 하면 우리 늙은이는 어디로 가란 말이냐”며 정부를 성토한다.

서서히 끓어오르는 평택 주민들의 반대 분위기와 정부의 재론 불가 태도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평택이 ‘제2의 부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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