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는 지금]
반군 게릴라들 갱생교육 참여하면 200만루피아… “그 돈이면 아체 난민 모두 구제한다”

인도네시아 라야(인도네시아 국가)가 우렁차게 울려퍼졌지만 얼굴들에는 활기가 없었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학생’이라 부르는 이들은 자유아체운동(GAM)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오다 지난 5월19일 아체 계엄령 선포 뒤 ‘투항’해 8월 중순부터 반다아체에서 14km 떨어진 잘란 크루엥 라야에서 인도네시아 민족주의 교육을 받고 있다. 이른바 ‘자유아체운동용’ 교육장은 5ha에 이르는 땅에 교실들이 줄지어 있고, 한쪽에는 숙소와 실습장, 의료실, 사원, 운동장이 말끔하게 차려져 있다.
아체 주지사 압둘라 푸테만 살찌워
헌병 소령이자 전 자유아체운동 조직원 갱생프로그램 책임자인 지미 유수프 소령에 따르면 “앞으로 다섯달 안에 인도네시아에 충성하는 순종 시민을 만들어낸다”는 목표 아래 이 교육장에서는 현재 여성 6명을 포함해 381명이 교육받고 있다고 한다.
“자유아체운동 조직원들이나 지원자들이 이 갱생교육에 참여하면 1명당 200만루피아(약 250달러) 장학금을 지원한다.” 개소식에 참석한 아체 주지사 압둘라 푸테가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던 바로 그 교육장이다. 그러나 압둘라 푸테 주지사는 지원금 규모나 예산 출처가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기자들이 다른 선을 통해 취재한 바로는 그 장학금 명목으로 14억루피아(약 170만달러)라는 거금을 할당해놓은 것으로 확인되어 세상을 놀하게 했다.
“압둘라 푸테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갈 돈만 늘려놓았다. 이 돈이면 2만명이 넘는 아체 전쟁 난민들을 일거에 구제할 수 있다.” 아체 인권지원 단체들이 흥분하는 이유다. 실제로 압둘라 푸테는 계엄령이 살린 인물이었다. 70여개에 이르는 각종 부정부패 혐의로 아체의회가 그를 공격하던 찰나에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모조리 없던 일도 만들어버리고 말았으니.

아무튼, 이 교육을 통해 전 자유아체운동 지원자들을 충성스런 인도네시아 시민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당국의 목표는 결국 시민의 이름으로 자유아체운동의 적을 만들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고, 바로 여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건 두말할 나위도 없이 민병대를 뜻한다. 민병대가 날뛰면서 학살의 피로 물들었던 동티모르의 기억이 아체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압둘라 푸테 주지사는 교육장 개설 일주일 전에도 이미 1만6천명에 이르는 아체 젊은이들을 민병대 수준으로 조직했다. 그 젊은이들은 “푸테, 푸테, 영원한 푸테”를 연호했고 주지사는 군사령관 투로 “아체 복구를 위해 나를 지원하라. 아체가 인도네시아의 한 부분임을 지원하라”고 호령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300여명에 이르는 아체 사람들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소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로 몰려갔다. 인도네시아든 아체든 생존할 수 있는 땅이 어디에도 없다고 여기는 이들을 말레이시아 정부는 아체로 추방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주해온 아체 노동자들에게 ‘반군’ 딱지를 붙이고 강압적으로 몰아붙여 체포자 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하는 대다수 아체 노동자들이 정치나 자유아체운동과 무관한 생존을 위한 이주자들로 알려졌음에도.
“차라리 말레이시아 감옥서 살겠다”
이런 가운데 아체 주지사 압둘라 푸테와 몇몇 의원들은 지난주 목요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아체 노동자들을 아체로 되돌려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아체 노동자들은 아체로 되돌아가느니 말레이시아 감옥에서 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생존 위협 탓이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모든 주에서도 아체 사람들을 철저한 사찰하고 있어, 그야말로 아체 사람들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군과 당국이 아체 사람들을 대하는 요령은 “체포 먼저, 조사 나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렇게 미쳐 있다.
지난주에도 인도네시아 정부군(TNI)의 난폭한 공격이 아체 전역에서 파상적으로 벌어진 가운데, 자유아체운동은 상당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군은 큰소리 쳐온 것과 달리 아직도 무자킬 마나프 자유아체운동 사령관을 비롯한 지휘부 공략에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군은 지난주에도 무자킬 기지를 공격했으나, 또 먹다 남은 빈 깡통만 건지고 말았다.
아흐마드 타우픽(Ahmad Taufik) | 시사주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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