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간 조폭, 조폭 뺨치는 사학비리와 맞장뜨다
“그래, 나 또 조폭이다 왜!”라는 광고 카피를 달고 조폭 유행의 마지막 버스를 탄 <두사부일체>는 <넘버 3>식의 야유조 농담을 줄곧 이어가지만, 어느 순간 <닫힌 교문을 열며>식의 진정성을 내보인다. <화산고>가 판타지 무협극에 학원문제를 은근슬쩍 끼워넣거나 <두사부일체> 같은 조폭 코미디가 정면으로 특정 사학재단을 염두에 두고 학교 비리를 건드릴 때, 의미심장한 공통 현상이 눈에 띈다. 예민한 흥행감각에 승부를 거는 상업영화들이 하필 교실의 현실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나, 학교에서 극적으로 펼치는 갈등구조가 허풍이 아니라 ‘개연성 짙은 일상’으로 느껴진다는 점이 한결같다. 여기에 극단적인 폭력이 아니고서는 학교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두사부일체>의 상춘고는 막가파다. 교장 겸 재단이사장이 여자 교사들을 서슴없이 성추행하고, 교무실에서는 태연히 성적 조작이 이뤄지고, 배경있는 학생과 학부모는 평교사를 능멸한다. 물리력을 가진 학교 ‘짱’은 그게 어떤 종류이든 자기보다 강한 힘에 무조건 경배한다.
이 질서에 한순간 균열을 가하는 건 학력차별로 조폭 세계에서 잠시 밀려난 중간 보스 계두식(정준호)이다. 두식은 명동을 접수하는 작전에 성공한 뒤 왕보스(김상중)의 총애를 받지만, 다른 중간 보스들이 “고졸도 못한” 두식의 ‘가방끈’을 문제삼아 심하게 견제한다. 이에 왕보스는 “명동을 비워둘 테니 어떻게든 고등학교 졸업장이라도 하나 만들어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두식이 기부입학으로 문제의 상춘고에 들어서면서 학교의 썩고 썩은 문제들과 부딪치기 시작한다.
영화는 과도한 말장난과 ‘오버 액션’으로 치장한 조폭 코미디의 계보를 너무나 충실히 잇고 있다. 진짜 주제의식이 뭔지 헷갈리게 할 정도다. 이런 식의 농담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형님, 다음카페 아십니까?” “그거 우리 나와바리(구역)냐.”
“(전자)메일 하지” “그럼, 매일 (섹스)하지. 댕기면 하루에 열번도 하지.”
하지만 윤제균 감독 자신의 시선이 담긴 ‘노출 변태’가 보여주는 행태는 영화의 진정성을 믿게 해준다. 오로지 바바리 하나만을 걸치고 이따금 바바리를 벗어젖혀 노출을 과시하는 그는 상춘고의 겉과 속을 소형 캠코더에 담아가면서 ‘정의의 편’임을 분명히 한다. 반드시 심각하고 진지하지 않아도 할 일은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 12월의 극장가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호그와트 마법학교와 화산고의 전쟁터가 될 것으로 예고돼왔다. 여기에 <두사부일체>의 상춘고라는 뜻밖의 변수가 나타났다. 조폭 코미디의 유행을 잇고 있는데다 잔재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실 <해리 포터…>의 흥행에 쏠리는 관심사는 성공 여부보다 규모의 문제다. 증시까지 들썩이게 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리 포터…>는 미국에서 개봉 15일 만에 박스오피스 2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런데 묘한 조짐이 보인다. 관객 수가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 2주째를 넘어서면서 무려 58%의 관객이 줄었다. 조앤 롤링의 원작소설이 지닌 환상의 상상력을 흠잡을 데 없이 화면에 옮겼으나, 할리우드영화 특유의 뻔한 구도가 새로울 것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흠을 떠올리게 한다. <해리 포터…>는 어른에서 아이로 바뀌기는 했으나 영웅적인 신화 만들기와, 이를 위한 과도한 선악 구분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악한 마법사 볼드모트에게 부모를 잃은 해리 포터(대니얼 래드클리프)는 갓난 아기 상태에서 이모에게 맡겨진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마법사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구박데기로 자란 그가 11살이 되자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입학 초대장이 날아든다. 해리 포터는 마법학교에서 어딘가 모자란 듯한 론 위즐리(루퍼트 그린트), 똑부러지는 우등생 헤르미온느(에마 왓슨)와 친구가 되어 못된 동기생들과 맞서가며 학교 생활을 보낸다. 그 사이 힘을 잃고 부활을 꿈꾸는 ‘해리 포터의 원수’ 볼드모트의 음모가 한 교사의 주도 아래 벌어지기 시작한다. 해리 포터 역시 악마의 하수인이 된 교사와 맞붙어 싸우게 된다. |
이성욱 기자 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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