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춤의 창작에 불 붙인 국립무용단 ‘바리바리 촘촘 디디샘 2005’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얼마 전 무용평론가 최해리씨는 인도춤의 대가 코말라 바라단을 만나 자신이 얼마나 서양적 양식으로 안무를 읽고 있었는지를 깨달았다고 밝혔다. 인도춤의 양식을 그대로 따르는 공연에 ‘안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를 코말라에게 묻자, “전통 양식 안에서의 창작도 안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인도 인간문화재급 안무가의 발언이기에 무게감이 남다르다 해도, 전통 양식에 대한 통달이 전제된 발언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국립무용단의 ‘바리바리 촘촘 디디샘 2005’는 눈여겨볼 만한 공연이다. ‘촘촘하게 내딛는 잦은 발동작’을 뜻하는 이 공연은 버선발로 춤추는 한국춤의 아리따운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바리바리는 국립무용단의 실험과 대중화의 결실로 평가받는다. 어떻게 전통춤이 창작춤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국춤의 창작 열기에 불을 붙인 바리바리는 일종의 워크숍 형식의 공연이다. 예컨대 정소연의 ‘이매방류 승무의 춤사위 변형’은 이매방류 승무 시연으로 무대를 연다. 그 뒤 승무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돕는 설명을 하고 승무의 팔사위와 발디딤사위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춤 <어떻게든>을 선보인다. 그런 다음 재해석의 내용을 살펴보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이렇듯 바리바리는 춤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전통과 현대를 가로질러 즐길 수 있다. 당연히 전통춤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순식간에 춤 감상의 재미에 빠져든다. 바리바리에서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뽐낸 젊은 안무가들은 연말에 열리는 ‘동동(動動) 2030’ 무대에 자신의 본격적인 창작품을 올리고 있다. 오래된 전통으로 색다른 현대를 열어가고 있는 셈이다. 8월10~20일, 서울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02-2280-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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