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지민경(11)·김예은·서지민·오지원·황호재(12)
진행
사진 김중원 삼촌(바라 스튜디오)
예은 ‘노키즈존’ 표시 본 적 있어?
지민 아이들 데리고 오지 말라는 거잖아.
호재 우~ 나쁜 놈들. 난 이거 반대!
지원 나도 반대야. 잘못한 아이들이 반성할 수도 있고, 그러면 오히려 어른들이 받아줘야지, 안 그래?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데 한 번 잘못했다고 모든 아이를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별로야.
예은 안 떠드는 애들은 억울할 거야.
호재 만약 가게에 못 들어가면 아이가 밖에서 엄마·아빠를 기다리라는 거야? 그러다 유괴라도 당하면 어떡해!
민경 무시하는 거야. 어린이가 만만하니까. 아이 출입금지 표시가 붙은 가게, 들어갈 거야?
호재 못 들어갈 거 같아. 아니, 안 갈래.
지원 차라리 다른 데 갈래. 음, 화이트로 거기에 낙서할까?
호재 표시 떼고, 문 부수고 그냥 들어가도 되지 않나?
지민 사람들한테 피해 주고 나도 피해를 당하는 거보다 차라리 둘 다 편하게 있을 곳으로 가는 게 훨씬 나을 거 같아.
지원 어린이 말고 외계인이라고 쓰자. 외계인 출입금지!
“카페에서 어른들도 수다 떨잖아”예은 외계인도 억울할지 몰라. 바꿔서 생각해봐. 만약 내가 가게 주인이라면 어떨 거 같아?
호재 물론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
지원 안 그래도 장사가 잘되지 않는데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어서 다른 손님이 가버리면 정말 싫을 거 같아. 욕하고 싶겠지.
민경 응, 짜증 날 거야. 완전 화나.
지민 장사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뛰어다니고 방해하면 기분이 정말 나쁠 거야. 다른 손님들한테 피해를 주는 거잖아.
예은 나는 시끄럽게 구는 아이한테 나가라고 할 거 같아.
지원 결국 우리도 가게 주인이 되면 떠드는 애들한테 ‘꺼지라’고 한다는 거네.
지민 그래도 아이들 모두 들어오지 말라고 하진 않을 거야. 어른들도 떠들잖아!
민경 아이들만 떠드는 거 아니잖아. 어른들도 수다 떨잖아.
호재 아저씨들도 진짜 크게 말해. 다 시끄러워하는데도 큰 소리로 전화하고.
지원 쩍벌남. 지하철에서!
민경 솔직히 어른들도 떠드는데 왜 아이들만 오지 말라고 해?
지원 맞아!
예은 어른들한테는 왜 아무도 뭐라고 안 해?
지원 의견 내는 사람이 다 어른이라서.
민경 장사해야 하잖아. 어른을 못 오게 하면 장사를 할 수 없으니까. 어른들은 돈이 있잖아. 우린 없고.
호재 어른이 불만이 더 많아. 항의도 많이 해. 그리고 카페는 어린이가 많이 앉아 있을 장소는 아니니까.
지민 어린이보다 어른이 더 힘세지. 권력이 있으니까.
민경 만약 어른을 못 들어오게 하면 막 항의할걸. 그게 무서워서 못하는 거야.
지원 ‘당신 여기서 장사하기 싫어?’ 막 이러면서.
지민 아이들은 오지 못하게 막아도 항의를 못하잖아. 출입금지 표시가 붙었으면 그냥 안 가니까.
지원 난 문을 부숴버릴 거야!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동생들을 보면 어때?
호재 귀여워.
지원 좀 창피하지만, 긍정적이야.
예은 뛰어다니는 애들 보면 귀여워.
민경 나도 어릴 때 식당에서 뛰어다닌 적 있거든. 그러면 어른들이 이렇게 말했어. “모두 가만히 앉아 있어!”
호재 나는 안 뛰어다녔던 거 같은데.
“소란 피우면 차분히 타이르면 돼”지원 에이~ 뛰어다녔을걸. 아무튼 내가 첫째인데, 식당에서 좀 뛰면 어떤 어른이 “첫째애가 엄청 산만하네, 가만히 좀 있어!” 막 이래. 형은 억울해!
호재 동생도 억울해! 형 말 잘 들으라고만 하고. 들을 만해야 듣지.
지민 맞아. 먼저 태어났다고 엄청 유세야!
예은 주제에서 벗어난 듯.
민경 음, 근데 생각해보니 내가 어릴 때 식당에서 뛰어다녀도 별로 말을 안 했던 거 같기도 해.
호재 넌 지금도 뛰어다니잖아, 복도에서. 크크.
지민 사실 누구나 어렸을 때 뛰어다닐 수 있는 거잖아. 자기들은 어릴 때 안 뛰어다녔나.
민경 급하면 뛰는 거지, 뭐.
지민 맞아. 친한 친구를 만나면 신나서 뛸 수도 있고, 안 그래?
예은 소란 피우는 아이들을 보면 불편하긴 하잖아.
지민 차분하게 타이르면 돼.
예은 응, 앉아 있으라고.
지원 나가라고 하는 거보다, 째려보는 게 어떨까? 그러면 눈치가 보일 테니까.
호재 나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
지민 아이한테 차분하게 타이르면 말을 듣는다고.
예은 근데 안 들으면?
지민 그때는 화를 좀 내야지.
호재 아이 부모를 찾아야지.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아이를 안고 있으라고 해야지.
지원 양해를 부탁한다고, 아이를 좀 챙겨달라고.
호재 오~ 예의 바른데!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
지원 뭐라고 하면 ‘어쩌라고!’ 이러면서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들. 그건 나쁘지.
지민 주의를 시켜야 해.
호재 가게 주인이 뭐라고 하면 “당신이 뭔데 이래라저래라 해! 내 돈 내고 여기 있는데!” 막 이러면서, 싸움 시작~.
지원 더 얄미운 건, “아, 죄송해요” 말은 하는데 실제 아이는 막지 않고 오히려 더 떠들게 그냥 두는 사람들. 더 확산, 확산!
예은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
지원 비꼬는 말 한마디 할 때마다 몽둥이 한 대?
예은 그냥 혼자 살라고 해.
“18살 아래는 너무 억울해!”호재 그 사람들은 꼭 ‘×랄’을 붙여서 말하잖아.
지민 자기만 돈 냈나? 다른 사람도 돈 내고 먹는 건데,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지.
지원 그러니까 소수의견을 내는 사람들끼리, 서로 사귀자! 무조건 내쫓는 게 정답은 아니야. 이젠 ‘노키즈존’ 표시가 붙어 있어도 난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아. 들어가서 가게 주인한테 양해를 구하는 거지.
민경 그렇게 안 해도 우리는 다 커서 들어갈 수 있을걸.
지민 5학년이 다 큰 거냐?
민경 그래도 우리는 뛰어다니거나 막 소리를 지르진 않으니까.
예은 미성년자 출입금지도 있고.
지원 억울해! 18살 아래는 너무 억울해!
호재 정부가 썩어서 그런가? 탐관오리가 많아!
지민 내쫓는다고 불편함이 다 없어지는 게 아닌데….
지원 출입금지 표시 밑에 댓글로 다음부터는 잘할 테니 화해하자고 할까?
호재 ‘애들도 안 돼, 외계인도 안 돼’ 그러다가 ‘여자도 안 돼, 외국인도 안 돼’ 나중엔 다 안 되겠네! 거기에 누가 가? 아이들과 같이 갈 만한 공간이 필요해.
지민 키즈카페 같은 데가 있어야지.
지원 그럼 우리 아이들끼리 모여, 무기를 만들어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어른들을 물리칩시다!
예은 어떤 무기?
지원 나와라~ 가제트 팔! 문제를 풀 다양한 방법은?
호재 이건 어때? 카페에 작은 방을 여러 개 만드는 거야. 옆사람 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게!
지민 노래방처럼?
호재 그렇지. 아니면 놀이방을 따로 만드는 거야. 아이들이 거기서 놀 수 있게.
지원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 칼이 날아오게 설계를 해. 휭휭~ 슉슉!
호재 키즈카페처럼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으면 되잖아.
지원 그리고 커피도 마시고 머핀도 먹고, 일석이조! 놀이방을 만들어줘라!
민경 내가 손님이라면 당연히 어린이 놀이방이 있는 가게로 갈 거야.
지민 어린이들이 놀이방에서 놀다가 다치면 어떡하지?
호재 가끔 어린이들이 잘 놀고 있는지 가서 살펴봐야지.
예은 벽을 유리로 만들면 되지 않아?
지원 유리로 만들면 돈이 많이 들 텐데.
지민 애들이 놀다가 벽에 부딪히면 어떡해? 그러다 깨지면?
민경 강화유리로 만들어야지.
호재 어른들이 잘 살펴보면 되는 거야. 같이 사는 세상.
지민 나는 이 표시 싫어. 안 붙였으면 좋겠어. 어릴 때는 뛰어다닐 수 있잖아. 그러니까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약자를 무시하면 안 돼”지원 만약 큰돈을 들여 가게를 열었는데 아이들이 가게에서 물건을 막 만지고 떠들고 커피 엎지르면서 손해를 끼치면 기분이 어떨 거 같아? 그래도 용서할 수 있어?
지민 나도 어릴 때 그만큼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주면서 자랐잖아. 그렇게 어른이 되었으면 당연히 갚아야지. 아니면 빚진 거 없게 옛날부터 완전 잘하든지.
지원 아, 미안해.
예은 너무 순순히 넘어가네.
지민 아이는 어른을 보고 그대로 따라한다고. ‘조용히 해!’ 소리치는 어른들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나중에 어른이 된 뒤 아이들한테 똑같이 소리칠 거라고.
지원 앞으로 아이들한테만 그러지 말고 떠드는 어른들도 카페에서 나가라고 해.
지민 어린이도 예의를 잘 지킬 테니까 어른도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어.
호재 나보다 나이 많다고 유세 떨지 말았으면 좋겠어. 똥 싸면 물도 좀 잘 내리고!
지원 화장실에 휴지 좀 잘 놓고! 없으면 완전 당황스럽다고!
지민 힘센 사람들이 힘없는 사람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잖아. 약자를 무시하면 안 돼.
지원 힘있는 사람들 화장실에는 비데도 있어! 우리가 쓰는 화장실은 옛날식이고. 대체 왜 나누느냐고, 누구나 똥 마려운 건 똑같은데!
호재 모두 같이 사는 건데!
지민 공동체!
지원 자꾸 약자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약자와 1시간씩 어깨동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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