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안 검사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조직의 이익과 나라의 이익이 충돌할 때 항상 나라의 이익을 우선했다.”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자리에서다. 강연을 들은 한 검사는 한탄했다. “궤변이다. 국가의 이익과 검찰의 이익은 충돌하지 않는다. 국가의 이익을 수사기관으로서 구현하는 게 검찰이기 때문이다.” 정권의 이익은 국익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기 마련이다. 검찰 안팎에서 이런 말도 회자된다. ‘기획통은 조직 걱정, 특수통은 사건 걱정, 공안통은 나라(정권) 걱정.’
‘공안 출신의 극우단체’ 논리와 똑같은 보도자료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나라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일까. ‘공안통’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청구를 담당한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TF’가 대표적이다. 대검 공안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등을 지낸 정점식 서울고검 공판부장이 팀장을 맡고, 김석우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 변필건 서울남부지검 검사, 민기홍 서울중앙지검 검사, 이희동 의정부지검 검사 등 공안 검사 4명이 참여했다.
정 팀장은 11월5일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의견 수렴 결과 헌법학 교수 전부 의견이 일치됐다.” 기자들이 물었다. “모두 몇 분인가?” “다섯 분이다.” 보도자료에는 “심판 청구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조성된 상황”이라고 썼다. 근거는 TV조선, JTBC, 등 보수 언론 3곳의 여론조사다. 정 팀장은 “세 언론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해서 발표한 걸 보고 여론이 이렇구나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형식적으로 허술하다면, 보도자료 내용은 극우 단체들이 낸 청원서와 논리가 똑같다.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민주정부는 국민 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며, ‘진보적 민주주의는 김일성 사상’이라는 식이다. 청원서는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고영주),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 등이 냈다. 4차례나 청원서를 낸 고영주 위원장도 공안 검사 출신이다. 그는 2010년 3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권영길·노회찬 전 의원 등을 ‘친북·반국가 행위자 100명’으로 묶어 발표했다.
TF 위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있다. 그 역시 검사 재직 때 공안 말고 다른 업무는 거의 해본 적이 없을 정도의 공안통이다. 검찰과 청와대 간의 조율을 담당하는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을 거친 공안 검사 출신이다. ‘맨 위’에는 ‘공안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 김 실장은 지난 10월 초 고 위원장과 서 본부장 등 극우 인사들을 만나 식사를 했다고 가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정당해산 여부를 심판할 헌법재판소 박한철 소장도 공안 검사 출신이다. 지난 4월 검찰 출신으로는 처음 헌재소장에 임명됐다. 2008~2009년 대검 공안부장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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