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한겨레21’ 성적표도 초라하다

등록 2007-04-27 00:00 수정 2020-05-03 04:24

유력 후보 집중· 정책 분석 소홀, 대선 보도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고해성사’부터 해야겠다. 은 민주언론시민연합과 공동으로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신문 기사를 모니터링하면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지?”라는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 대선 관련 보도에서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

지난 석 달 동안 보도 분석해보니…

은 지난 석 달 동안 642호(2007년 1월5일 발행)~653호(2007년 3월30일 발행)에 실린 정치 기사 중 대선 관련 보도를 추려봤다. 모두 14건이었다. 표지와 특집 기사는 각각 1건으로 쳤다. 표지 기사는 ‘범여권을 흔든 두 발의 총성’(653호)과 ‘노무현의 백성은 움직일 것인가’(644호) 등 2건이다. 특집 기사도 ‘2030 표심은 카오스, 찍을 사람이 없다’(652호)와 ‘쪼개지면 죽는다, 파란 거탑의 불안’(648호) 등 2건이다. 대선 보도는 양적으로 정치 기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집 ‘쪼개지면 죽는다, 파란 거탑의 불안’에서 제목의 ‘파란 거탑’이란 표현이 적절했다. …그런데 언론에서 늘 이명박-박근혜 둘의 구도로 얘기를 하니 다른 가능성이 묻히는 듯하다.”

“이렇게 특집으로 다루면 사람들은 그것이 대세라고 생각하고 따라가는 경향을 보이게 돼,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아쉽다.”

648호 특집 기사를 놓고 독자편집위원회 위원인 홍선표씨와 장일호씨가 지적한 내용이다. 이같은 지적은 과 민언련이 5개 종합일간지의 대선 보도를 분석하면서 얻은 “대선 보도가 ‘빅3’에 치중돼 있다”는 결론과 일치한다. 물론 위에서 분석한 의 대선 관련 기사 14건 중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명박-박근혜를 맞세워 쓴 기사는 ‘문제’의 특집 기사가 유일하다. 로선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이 군소 후보보다 이른바 ‘잘나가는’ 후보에게 더 눈길을 주고, ‘상품성이 높은’ 후보들을 더 자주 비중 있게 다뤘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도 대선 보도와 관련해 주류 언론이 짜놓은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 석 달 동안 민주노동당 대선 예비 후보인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을 집중해 다룬 기사는 1건이었다. 반면 대선 후보만을 놓고 봤을 때, 이명박 2건, 손학규 3건, 정운찬 2건, 고건 2건 등으로 나타났다. 박근혜는 1건이었다. 물론 분석 기간에 고건의 대선 중도 포기 선언과 손학규의 한나라당 탈당이란 큰 사건이 있었지만, 민주노동당 후보나 천정배·김근태·정동영 등 지지율이 낮은 군소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적게 다뤘다.

정책을 심도 있게 다룬 기사 한 건도 없어

인물이나 상황 변화로 인한 대선 역학 구도의 변동을 넘어서, 정치 쟁점에 대한 보도는 같은 기간에 3건으로 나타났다. 부끄러운 얘기이지만, 후보 또는 정당 간 정책을 심도 있게 다룬 기사는 한 건도 내보내지 못했다. 일간지와 조건이 크게 달라 단순 비교할 순 없다손치더라도, 이 정책 소개와 분석에 소홀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앞으로 남은 8개월 동안의 대선 보도 원칙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데 있어, 지난 석 달치 신문과 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는 큰 교훈이 될 것이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