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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1만여명, 불야성의 뉴스 백화점

등록 2007-03-16 00:00 수정 2020-05-03 04:24

네이버 뉴스에만 하루 8천여 건의 콘텐츠 올라오고 14만 여건의 댓글 달려…이용자가 100초 이상 머무르는 비율도 압도적, 포털은 이미 거대한 권력자

▣ 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네이버 뉴스에서 봤어!”

요즈음 네티즌들 사이에 하나의 아이콘이 돼버린 말이다. 모든 세상의 소식은 포털 뉴스를 통해 듣는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코리아 등 국내 포털이 네티즌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각종 통계를 보더라도 이러한 사실은 그대로 드러난다. 전국의 모든 매체들이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포털은 ‘뉴스 백화점’으로 통한다.

언론사 자체 편집해도 영향력은 그대로

국내 포털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 뉴스에 새로 올라오는 뉴스 콘텐츠 수는 하루 8천여 건에 이른다. 중앙 일간지, 인터넷 신문, 전문지, 지방지까지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1분에 5.5건의 뉴스가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셈이다. 뉴스 콘텐츠에 붙는 네티즌의 슬픔과 분노, 심지어 악플(비방하거나 험담하는 내용을 담아서 올린 댓글)까지 포함해 붙는 댓글 수는 14만여 건에 이른다. 1분에 97개, 1초에 1개 이상의 댓글이 붙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4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매체에서 생산되는 뉴스를 네티즌들이 보고 또 이러한 뉴스에 댓글을 달면서 네이버 뉴스는 24시간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인터넷 통계조사 업체인 코리안클릭의 자료를 보면, 올 2월 기준으로 네이버의 하루 평균 순수 방문자 수는 1600만 명에 이른다. 1분에 약 1만1111명 수준이다. 순수 방문자는 하루에 네이버를 몇 번 방문하든 한 명으로 수치화되는 것을 말한다. 포털에서 가장 중요한 쿼리는 어느 정도일까? 쿼리는 네티즌이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고 검색 버튼을 눌렀을 때 발생하는 수치다. 네이버에서 검색 쿼리는 하루 평균 1억 쿼리로 조사됐다. 1분으로 계산해보면 6만9444쿼리에 이른다. 1분에 이 세상에 대해 궁금해하는 6만9444여 개의 키워드가 네이버를 통해 검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분 동안 네이버에 올라오는 블로그 콘텐츠는 451개, 카페는 381개, 지식iN은 48개, 동영상은 13개, 주니어 네이버에는 13개의 콘텐츠가 게재된다. 이를 하루로 계산해보면 평균 블로그 65만, 카페 55만, 지식iN 7만, 동영상 2만, 주니어 네이버 1만9천 개의 콘텐츠가 올라오는 셈이다.

포털 뉴스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포털은 각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구매해 자신들의 서비스에 노출시켰다가 최근 포털의 뉴스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정치권 등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또한 자체 편집을 통한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아웃링크’와 ‘언론사 자체 편집’ 등의 기능을 내놓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아웃링크는 해당 뉴스를 제공한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언론사 자체 편집에 따라 뉴스홈에서 이용자가 보고 싶은 매체를 선택해 볼 수 있고 해당 언론사는 주요 기사를 직접 편집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털 뉴스는 언론사 사이트보다 그 영향력이 훨씬 크다.

웹사이트 통계조사 업체인 랭키닷컴의 자료를 보면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올 1월 기준으로 종합 일간지, 경제신문, 스포츠 신문, 인터넷 신문 등의 경우 이용자가 직접 찾아가 머무는 시간이 대부분 평균 3초를 초과하지 않는다. 이는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들어와선 주요 기사 제목만 보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포털 뉴스의 경우 100초 이상 머무는 이용자가 34%에 이를 정도로 많다. 뉴스 생산은 언론사가 하지만 이를 제공받아 뉴스 서비스를 하고 있는 포털의 영향력이 오히려 더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검색에 자체 서비스를 최상위로 노출

주요 산업별 이용자 깊이 조사에서도 포털의 영향력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용자가 100초 이상 머무는 비율은 종합 포털 86.91%, 게임 포털 31.56%,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28.01%, 종합 쇼핑몰 18.84% 순으로 나타났다. 종합 포털의 경우 이용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각종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랭키닷컴의 상위 10개 포털 섹션 방문자 수를 비교해보면 NHN(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싸이월드) 등 주요 포털 3사가 각종 서비스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인터넷 통계조사 업체인 메트릭스의 자료를 보자. 포털에 접속하는 많은 이용자들이 검색 서비스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이는 현재 콘텐츠 제공업체(CP)들이 포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NHN은 2006년 4분기 전체 매출의 53%인 928억원의 매출을 검색 분야에서 거뒀다. 포털에게 검색은 주요 수입원일 뿐 아니라 고객 유입 채널을 확보하고 자신들의 다른 서비스로 이용자를 분배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메트릭스에 따르면 포털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네티즌은 지난 2006년 12월 현재 3176만 명에 이른다. 이 중 네이버 검색과 다음 검색 방문자 수가 2877만 명과 2072만 명으로 양자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어 야후코리아 검색(1427만 명), 네이트 검색(1280만 명), 엠파스 검색(1005만 명) 순으로 조사됐다. 눈여겨볼 대목은 검색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물에 포털이 자신들의 내부 서비스를 최상위에 노출시킴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트릭스는 네이버 검색에 따른 결과물을 통해 40.4%가 네이버 블로그로, 13.4%가 네이버 카페로, 4.7%가 네이버 뉴스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의 경우는 38.4%가 다음 카페로, 12.1%가 미디어다음으로, 9.4%가 다음 블로그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들의 자체 서비스를 최상위에 노출시켜 네티즌들을 계속 자신들의 서비스에 묶어둠으로써 머무는 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포털의 각종 서비스가 네티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NHN 지난해 총 매출 5733억원

포털을 아직까지도 조그마한 인터넷 업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총 직원 규모와 지난 2006년 매출을 보면 ‘조그마한’이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총 직원 수는 2천 명, NHN 1600명, SK커뮤니케이션즈(지난해 인수한 엠파스 직원 포함) 1350명에 이른다. 국내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의 총 직원이 4300명, KTF가 2600명 정도이니 어떤 규모인지 짐작할 만하다. 매출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포털 1위 업체인 NHN은 총 매출 5733억원에 영업이익 2296억원을 거둬들였다. 2위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총 매출 4608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올렸다. 결코 만만치 않은 수치다. NHN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1월25일 한때 시가총액 6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포털은 이제 구멍가게가 아니라 거대한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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