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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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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동등한 대접’을 위해

등록 2005-08-09 00:00 수정 2020-05-03 04:24

<font color="darkblue">여성 국방의 의무에 찬성한 응답자 중 31.8%가 꼽은 이유
반대자들은 50.1%가 ‘출산과 육아 부담’을 이유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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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한겨레21> 여론조사에서 남녀 동등한 국방의 의무에 찬성한 이들은 “그래야 사회에서 남녀가 동등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동등한 대접·31.8%)는 이유를 제일 많이 꼽았다. 양성평등의 걸림돌이 되는 제도화된 정서·의식·태도가 군 경험 유무와 군대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다.

답변 2위는 “국방의 의무는 여성의 의무이기도 하므로”(동등한 의무·30.9%)였다. 그 다음은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하므로”(25%), “여성이 군에 가야 군대가 발전할 수 있어서”(9.8%) 차례였다. 전체 연령대에서 여성은 “동등한 대접”을 남성은 “동등한 의무”를 많이 꼽았으나, 20대는 뒤바뀌었다. 20대 여성의 56.6%는 “동등한 의무”를, 20대 남성의 38.6%는 “동등한 대접”을 제일 많이 꼽았다.

여성 병역의무의 전제조건은 ‘처우 개선’

이번엔 반대자에게 이유를 물었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 부담이 있으므로”라는 답변이 50.1%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여성에게 너무 힘든 일이다”(19%), “여성에게 적합한 일이 아니다”(17.7%), “남성만으로 이미 충분하다”(12.5%) 순서로 꼽았다. “여성에게 너무 힘든 일”이라는 ‘보호’ 의식에는 남녀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여성에게 적합한 일이 아니다”라는 ‘부적합’ 의식에는 남녀 차이가 두배 이상 벌어졌다. 남성의 23.5%가 이를 꼽았으나 여성은 10.7%만 이를 꼽았다.

찬반 의견을 떠나 여성의 병역의무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국민들은 “월급과 복지 등 처우 개선”(30.4%), “다양한 복무 방식의 활성화”(25.7%), “양성 평등의식의 확립”(22.1%), “비인간적인 병영 문화의 개선”(12%), “복무 기간 단축”(5%)을 차례대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여성의 군복무에 따른 효과와 이를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무응답층이 4∼6%에 그쳤다. ‘당장 바꾸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바뀐 뒤’에 대한 호응도가 누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병제로 바뀐 다음에는 여성의 군복무를 어떻게 생각할까? 찬성이나 긍정 검토 의견은 각각 37.8%와 26.9%로, 둘을 합하면 64.7%에 이르렀다. 그러나 모병제로 바뀌더라도 반대하거나 그래도 여성의 군복무는 어렵다고 보는 의견은 34.6%였다. 현행 의무복무제 유지를 전제로 했을 때의 반대 의견과 불과 6%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모병제든 징집제든 군복무는 ‘남성의 몫’이라고 여기는 ‘여론 규모’가 짐작된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20∼40대보다는 50대 이상에서 이런 의견을 더 많이 냈다.

여성의 군복무를 위한 적절한 방식으로는 세 가지가 꼽혔다. “차차 모병제로 전환하면서 지원자에 한해서”(64.9%), “모병제로 완전 전환한 뒤에”(20.5%), “기왕에 한다면 현행 징집제에서부터”(11.6%) 순서였다.

조사에 응답한 이들은 적절한 복무 기간으로는 “현행 유지”를, 적절한 월급 수준으로는 “10만원 안팎”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남성에 견줘 여성이 복무 기간을 줄이고 월급을 올려야 한다는 응답을 더 많이 했다. 또 연령이 낮을수록 복무 기간을 줄이자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리서치플러스 임상렬 대표는 “남녀 차이나 세대 차이는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남성에 견줘 여성이 각 문항에 대한 개방성을 더 많이 보였다”면서 “여성의 여론 주도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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