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라의 인체에 그림 그리는 인체회화, 중국에서 외설 시비 일으켜

2년 전부터 서양에서나 유행한 대담한 ‘인체회화’가 중국에서 인기다. 상하이 중심가인 난징시에서 시작된 이 유행은 광저우, 선전을 거쳐 최근 베이징에서도 크게 유행했다. 마치 억눌린 자유를 한꺼번에 분출하는 듯 대담한 문화개방이다. 지난해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 누드 사진이 열풍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반나신에 그림을 그리는 인체회화가 돌풍을 몰고 왔다.
공안원들이 모델 체포
전문 화가들은 주로 여자 나신을 화판으로 삼아 인체와 그림의 아름다운 조화를 시도한다. 대개 이 모델들의 상반신은 나체, 하반신은 투명한 내의를 입은 상태다. 여인의 뒷모습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에는 전라의 모습이다. 일부에선 중국에서도 드디어 선진적 예술행위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이 같은 예술은 난징에서 몇몇 화가들이 지인들과 그들의 아지트에서 인체에 그림을 그리는 독특한 시도를 하며 시작됐다. 최근에는 새로 조성된 상권이나 거리쇼, 자동차 전시회장, 유흥시설에서 호객행위의 일환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9월13일 밤 헝양시의 한 유흥업소에서 500여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체회화 쇼’가 벌어졌다. 이날 헝양시 공안국 공안원들은 밤 10시20분께 이 업소에 들어와 쇼를 중단시키고 모델 2명을 공안국 안 교육소에 수감했다.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중국 내 언론과 인터넷에서 인체회화에 대한 외설 논쟁이 일게 되었다.
경찰은 인체회화가 전시회장이나 예술 공연장소에서 이뤄지지 않고 유흥업소 등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이뤄지면 예술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델의 몸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저급한 수법의 영업수단이라며 ‘음란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흥업소쪽은 인체회화는 이미 예술로 인정받은 분야며, 결코 음란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업소에서 인체회화 쇼를 하는 과정에서도 관객들이 모델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한 적은 거의 없었으며, 신성하고 엄숙하게 진행되었다고 주장한다.
영리목적으로 이용되면 예술 아닌가
인체회화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다. 이것이 상업적으로 이용된다고 예술이 아닌 음란이 된다면 유흥업소에서 공연되는 모든 예술은 저속한 것일까. 교향악단이 유흥업소에서 음악회를 가지면 이 또한 저속한 악단인가. 인체예술 지지자들은 경찰당국에서 인민이 예술적 행위를 감상할 권리를 빼앗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법적 근거도 없이 인체회화 모델들을 주로 매춘여성이 수용되는 성교육소에 수감한 사건은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한다. 사실 인체그림을 음란행위로 간주할 법적 규정은 명확하지 않다.
한편, 아직 인체회화를 예술로 받아들일 사회 풍토가 조성되지 않은 가운데 행해지는 인체회화는 예술보다는 풍기문란으로 보이기 쉽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인체예술이 영리 목적의 쇼로 이용되는 상황에선 시민들에게 음란행위로 인식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면 예술과 음란을 구분할 수 있는 법적 규정을 하루 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신속한 법 제정은 고급 예술이 저질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음란행위를 통해 영리를 추구하는 등의 저질적 사회 풍토를 개선하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인체를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려는 노력은 예술사의 꾸준한 행보였다. 굳이 전문적 예술분야로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다. 지난해 베이징에 크게 유행한 누드 사진집은 일반 시민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몸매를 기억해두고 싶었다”고 한다. 누가 이것을 ‘음란적 사고’라고 돌팔매를 던질 것인가. 그러나 어떠한 예술이든 영리 목적으로 이용될 때는 그 가치가 퇴색하게 마련이다. 더구나 전통적 가치관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동양권에서는 전라의 인체그림은 왜곡될 소지가 클 수밖에 없다.
베이징=황훈영 전문위원 kkccjjh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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