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부상 대책] 적의 적은 아군
▶관련 기사 보러가기(아래)
차기 대선 주자 18명 전력 분석 보고서
[야당 연합팀 전력 분석] 결정적 ‘한방’이 없다
[여당 단일팀 전력 분석] 수비는 최고의 공격이다
[클린업 트리오 분석] ‘돌파형’ 문재인 ‘안정형’ 김무성
[안철수 경쟁력 분석] 최고 몸값 경신할까
[외적 변수들] 영남은 문재인을 좋아한다?
야구 국가대표팀의 이대호는 2015년 11월 일본과의 국가대항전 준결승에서 4번 타자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9회초에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쳐 한국의 4-3 승리를 견인했다. 중심 타선은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을 때 진가가 빛난다.
그런 팀의 중심이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에 빠지면 팀의 전력도 약화된다. 4번 타자가 경기에 뛰지 못할 때 그에 버금가는 수준의 대안 자원을 가진 팀은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대표하는 주축이다.
은 이번에 여당 9명, 야권 9명에 대한 정치인 선호도를 각각 조사하면서, 김 대표와 문 대표를 지지한 응답자에게만 추가로 ‘김무성·문재인 다음으로 선호하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물었다. 양 팀의 4번 타자이자 주장들이 부상을 당해 벤치에 앉아 있어야 할 경우, 이 선수들을 지지한 팬(유권자)이 그들을 대신할 차선책으로 누구를 생각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조사에 응한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 가운데 여당 정치인 9명 중에서 김무성 대표를 선호한다고 꼽은 사람은 311명이었다. 이들에게 ‘김무성 다음으로 선호하는 정치인’을 물었더니,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사람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311명 중 137명이 오 전 시장을 택했다. 그다음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71명)를 많이 꼽았다. 나머지 사람들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42명), 정몽준 전 의원(26명), 남경필 경기지사(15명), 홍준표 경남지사(14명), 원희룡 제주지사(2명), 김태호 의원(2명) 순으로 선택했다.
김 대표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호의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유 전 원내대표가 야당과 합의한 국회법 개정안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뒤 2015년 7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김무성 대표는 그를 방어해주지 못했다. 이 사태를 계기로 김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의 사이는 더 벌어졌고,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두 사람에 대한 지지자 성향도 간극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당 정치인 9명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김 대표는 그간 새누리당을 적극 지지했다는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58.5%)으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적극 지지층에서 7.1%의 지지만 받았다. 두 사람이 상대 지지자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기 어려운 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이미지를 누르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유력 대선 주자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경우 김 대표의 지지자들과 더 가까운 오세훈 전 시장이 유 전 원내대표보다 더 경쟁력 있는 대안인 걸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정치인의 경쟁력은 자신에 대한 기본 지지율에다, 자기 조직의 유력한 주자가 경기에 뛰지 못할 때 그 사람을 좋아했던 사람들의 지지를 자신이 흡수할 수 있는 힘까지 합산해 판단해야 한다.
여당 정치인 9명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을 각각 지지한 사람들의 수와, 김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김무성 다음으로 선호하는 정치인’으로 두 사람을 꼽은 인원을 더해 계산하면, 두 사람의 최종 역량(경쟁력)을 도출할 수 있다.
| |
유 전 원내대표의 합산 지지율(경쟁력)은 38%, 오 전 시장은 30%를 나타냈다. 김 대표 지지자들은 오 전 시장을 선호하지만, 지지층 확장성 등 최종 경쟁력은 유 전 원내대표가 좀더 높은 것이다.
야당 정치인 9명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지지한 사람들에게도 ‘문 대표 다음으로 선호하는 정치인’이 누구인지 물었다. 누가 가장 혜택을 보았을까?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 가운데 문 대표를 지지한 244명 중 133명이 박원순 시장을 선택했다. 30명만이 안철수 의원을 차선으로 선호한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이재명 성남시장(23명), 손학규 전 의원(21명), 안희정 충남지사(20명), 심상정 정의당 대표(9명), 김부겸 전 의원(5명), 천정배 의원(4명) 순으로 택했다.
문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박 시장은 정서적으로 가깝고, 안 의원은 그보다 먼 거리에 있다. 이는 최근 벌어진 야권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문 대표는 ‘주류-비주류 갈등’으로 당 혁신 작업이 막히자 대표 권한을 나누는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했고, 안 의원은 문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가 거부당하자 탈당했다. 박 시장은 안 의원이 탈당한 뒤에도 문 대표와 정책 토크콘서트에 함께 참석하는 등 공동 행보를 보여왔다.
문 대표는 일반 시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온라인 네트워크 정당을 강조해왔는데, 문 대표 지지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정치적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이재명 시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야권 연대의 한 축으로 거론되는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를 일부 다른 정치인보다 선호하는 점도 이채롭다.
문 대표 지지자들이 문 대표 다음으로 박 시장을 더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안 의원이 종합적 경쟁력에서 뒤지는 것은 아니다. 야당 정치인 9명에 대한 선호도에서 안 의원이 가장 높은 지지율(30%)을 얻었기 때문에 문 대표의 지지자를 박 시장이 더 흡수한다고 해도 종합적인 경쟁력(기본 지지도+문 대표 지지자 흡수력)에선 안 의원이 33%로 박 시장(26%)에 앞선다.
야당 정치인 9명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응답도 포함돼 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전략적으로 야당 대표(문재인) 대신 안 의원에게 지지를 보냈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새누리당을 소극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안 의원이 더 끌어당긴 확장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제 20대 총선까지 4개월, 대선까지 2년이 남았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현재 대표가 총선을 돌파하고 승리를 이끈다면 차기 대선 길목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현 대표들이 그대로 총선에서 두 당을 대표하는 얼굴로 나설지는 알 수 없다. 두 사람의 리더십을 대체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기존 지지자까지 흡수할 만한 명분을 설득력 있게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15년 12월17~18일 전국 성인 남녀 1천74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임의걸기(RDD)에 의한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 응답률 2.5%.
같은 방식으로 12월17일 호남(광주·전남·전북) 성인 남녀 527명을 상대로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2%. 응답률 5.3%.
역시 같은 방식으로 12월17일 부산·울산·경남 성인 남녀 547명을 상대로 별도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4.2%. 응답률 3.6%.
이번 조사에선 2015년 2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로 가중값을 부여하여 오차를 보정했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통일교 문건 “민주 전재수 의원, 협조하기로” 돈 전달 시점에 적시 [단독] 통일교 문건 “민주 전재수 의원, 협조하기로” 돈 전달 시점에 적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09/53_17652760315584_20251209503558.jpg)
[단독] 통일교 문건 “민주 전재수 의원, 협조하기로” 돈 전달 시점에 적시

늑장 정산에 돈줄 막혀…쿠팡 입점 판매자는 물류센터로 내몰렸다

김건희 “도이치 어떡해?” 이준수 “결혼했구먼ㅋ” 카톡 공개

코스트코 ‘조립 PC’ 완판…배경엔 가성비 더해 AI 있었네

나경원, 법안과 무관 필리버스터 강행…우원식 의장, 마이크 껐다
![[단독] 학폭 맞다…전체 1순위 키움 지명 박준현에 교육청 ‘사과 명령’ [단독] 학폭 맞다…전체 1순위 키움 지명 박준현에 교육청 ‘사과 명령’](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09/53_17652647350405_20251209502925.jpg)
[단독] 학폭 맞다…전체 1순위 키움 지명 박준현에 교육청 ‘사과 명령’

아빠 곰은 회색곰, 엄마 곰은 북극곰…애기 곰은 ‘생태계 붕괴’ 상징

‘4수’ 망친 수험생 위로한 평가원 직원 “저도 평가원이 죽도록 미웠지만…”

구리 ‘서울 편입’ 추진 본격화…시 “의회 요구 반영해 보완책 마련”

홍준표 “차기 대구시장 김부겸?…훌륭한 분”



![[단독] 키움 박준현 ‘학폭 아님’ 처분 뒤집혔다…충남교육청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단독] 키움 박준현 ‘학폭 아님’ 처분 뒤집혔다…충남교육청 “피해자에게 사과하라”](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09/53_17652425593471_2025120950085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