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23일, 6411번 새벽버스를 탄 정치인이 있었다. 인천에서 용접공으로 위장 취업한 뒤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을 만들고 진보정당 건설에 평생을 바친 사람이었다. 그는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이라며 고단한 하루를 시작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름을 불렀다. “모든 투명인간들의 당이 돼야 한다”고 진보정당이 가야 할 길을 역설했다. 현실정치인이 된 뒤 그는 때로 갈팡질팡하고 때로는 오류를 범했다. 그의 공과에 사람들은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그가 6411번 버스에서 내리자 모두들 빈자리를 보며 슬퍼했다. 닷새 동안 7만2천여 명의 시민이 전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았다. 강자 대신 약자에게 귀를 열고, ‘막말’ 대신 특유의 감각과 촌철살인 화법으로 ‘갑’들을 몰아세운 그에게 사람들은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본 듯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던 정치인’ 노회찬, 7월27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잠들다. 향년 62살.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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