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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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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 주민들이 말한다

해군이 떠나거나 내가 떠나거나… 10년 동안 가슴속에 묻어온 절규
등록 2017-06-29 04:45 수정 2020-05-02 19:28
제주 강정마을회와 이 마을 주민을 설문조사한 마지막 문항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적어달라’였다. 설문조사에 응한 주민 101명 가운데 51명이 마지막 문항에 응답했다. 그들이 적은 분노와 슬픔, 절규과 하소연을 갈무리했다. _편집자
구상권 철회,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

“적으려면 한이 없고 진상 규명해서 잘잘못을 규명해야 하겠다. (…) 해군기지가 태풍 때는 함정 모두 피항하는데 기지 위치 선정이 잘못됐다고 본다.”(70대 남성·농어업)

“제주도 또는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를 반드시 해야 할 것임. 윤태정이 보관하는 찬성자 서명 서류를 반드시 공개해야 함.”(70대 남성·직업 기타)

“강정마을 명예 회복, 구상권 철회, 진상 규명 후 백서 발간.”(70대 남성·농어업)

“구상권 철회, 진상 조사.”(70대 남성·농어업)

“구상권 철회, 진상 조사.”(50대 여성·서비스업)

“구상권 해결, 마을공동체 회복.”(80대 남성·농어업)

“구상권을 해결하고 마을 사람 명예 회복.”(60대 여성·농어업)

“국가는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 마을 주민에게 사과하고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60대 남성·농어업)

“구상권 철회한다고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그건 당연한 일이니까. 진상 조사와 청문회 하고 사과와 배·보상해야겠죠. 명예 회복도 하고. 그렇다고 해군기지가 없어지는 건 아니잖습니까.”(40대 여성·제조업)

“강정마을에 건설된 해군기지는 국가시책사업과 국가안보사업을 빙자한 국가폭력이다. 국가폭력에 의해 평화롭던 강정마을은 범죄자의 마을이 되어버렸고 설촌 450년의 마을은 국가폭력과 갈등 속에 철저히 파괴돼버렸다. (…)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국가 및 해군의 잘못이 있으면 강정마을 주민에게 사과하고 명예 회복을 통해 강정마을을 회복시켜야 한다.”(60대 남성·농어업)

“국가는 국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라. 잘못된 문제, 구상권 문제 철회 및 사법처리와 주민 복권해달라. 대통령은 강정 주민들께 엎드려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라.”(70대 남성·농어업)

“국민을 우롱한 당사자들을 책임 처벌해야 한다. ‘구상권’이란 올가미로 국민의 눈과 입을 막으려는 전근대적 국가폭력은 근절해야 하고 주민, 도민, 전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50대 여성·농어업)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연대와,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바라는 마음이 결코 작지 않음을 경험하고 확인했습니다. 강정마을은 앞으로도 생명을 존중하고 노동이 아름다운 평화로운 연대의 마음을 간직한 생명평화 강정마을이 되었으면 합니다.”(40대 남성·농어업)

“모든 일이 민주적이어야 한다.”(70대 남성·농어업)

“국가폭력은 힘없는 국민을 죽인다.”(50대 남성·농어업)

해군 떠나부러

“군인들이 설명회를 한 번도 하지 않고 밀어붙여 마음의 상처가 더 크다.”(70대 남성·농어업)

“설명조차 하지 않은 공권력으로 상처받았음. 고동 울리는 스트레스가 환장햄쪄.”(60대 남성·농어업)

“공사 다 했지만 해군 가면 좋겠다. 10년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50대 여성·농어업)

“누구를 믿을 수 있나. 작은 소리도 외면하는데 이제 와서 결코 오늘을 인정하지 않겠지. 죽을 때까지 죽은 다음에도 영원히 영원히 해군기지 망해라.”(50대 남성·농어업)

“해군기지 폐쇄, 백지화!”(30대 여성·직업 기타)

“해군 떠나부러.”(80대 여성·서비스업)

“해군이 떠나주면 좋겠네.”(60대 여성·제조업)

“해군은 한 번도 사과한 적 없다. 마을을 침략했음에도 자신들이 저지른 짓을 모른다.”(30대 여성·농어업)

“해군은 강정마을 주민공동체 파괴 주범이고 현재도 진행 중이니, 월 1회 해녀와 찬성하는 사람들을 계속 해군기지로 초대하여 많은 대접과 선물 공세를 하고 있다.”(80대 남성·농어업)

“이왕에 들어왔으니 막지도 못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차별대우 절대 하지 마. 찬성하는 사람들 병원 데려가고 해군병원 오라고 하는 것.”(80대 여성·농어업)

“해군이 더 이상 마을에 간섭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과를 해도 또 기지 확장 등 마을을 침탈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50대 남성·직업 기타)

“현재 기지에서 확장을 막아달라.”(80대 남성·무직)

“삶이 무조건 나빠진다. 만약 미군까지 들어오면 토박이였는데 마을을 떠날 생각도 있다. 미군에 있었는데 동두천(부평)에 주민들 살 수 없더라. 사람 살 데가 아니다.”(70대 남성·무직)

“제주도를 비무장 평화의 섬으로 선언하여 모든 군사기지를 몰아내고 싶다.”(50대 여성·직업 기타)

“해군기지 들어온 곳을 평화공원으로 조성했으면 좋겠다(해군기지가 사라지고).”(60대 남성·농어업)

10년 전으로 돌아갈래

“자식과 후손을 위해 계속적인 갈등은 줄이고 서로 협력하면서 도와야 한다. 찬성파, 반대파라는 개념을 없앤다. 서로 화해하며 예전의 강정마을로 돌아온다. …어른이 사소한 감정에 휘둘려서 해군에게 막말은 하지 않는다. 강정마을과 해군이 회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40대 남성·서비스업)

“싸우지 말고 화해하며 살자.”(70대 남성·농어업)

“강정은 농경문화 시대에 가장 살기 좋아서 제일강정이라 했다. 이곳에서 농업은 계속되어야 하니 어느 곳이든 농로가 좁아서 차량 통행이 어려우니 마을 사람들의 심적인 보상 차원에서 전 지역 농로를 확장해주어서 역시 제일강정이 되게 하는 게 좋겠다.”(70대 남성·직업 기타)

“보상해줍서.”(80대 남성·무직)

“10년 전 강정마을로 회귀.”(60대 여성·농어업)

“미사 방송 음성이 너무 크다. 짜증나서 죽겠음. 강정 주민들이 반대하는 게 아니고 활동가들이 주축으로 반대한다.”(40대 남성·농어업)

“미사 때 길을 막고 소음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20대 남성·직업 기타)

“제발 좀 아침·낮으로 스피커 볼륨 높게 틀고 온 동네 떠나갈 정도로 활동가들 노랫소리가 안 들렸으면 한다. 소음 공해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너무 심함.”(30대 남성·서비스업)

“최근 강정 주민 외의 분들이 종교적 입장인지 몰라도 아침·점심에 확성기를 틀어서 조용하던 마을에 듣고 싶지 않는 것들을 해군기지 건설 초창기부터 10년 동안.”(60대 남성·농어업)

“소음이 많아졌다.”(50대 남성·농어업)

“강정마을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반대시위, 반대종교미사 등등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30대 남성·직업 기타)

“마을에 나무로 대장군 상들을 조각한 것은 없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무서워한다.”(40대 여성·직업 기타)

마을을 떠나고 싶다, 그래도

“강정마을에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로 마을에 들어와 주민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설문지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것은 빠져 있는 듯합니다. 그러한 배려가 없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네요. 왜냐면? 해군기지 반대 10년 중에 5년을 함께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40대 여성·직업 기타)

“해녀로 있었지만 이래저래 아는 것 없이 살다 늙어 물질 안 하고 있다.”(80대 여성·농어업)

“없다.”(30대 여성·주부)

“모르겠다.”(70대 여성·농어업)

“X”(80대 남성·농어업)

“X”(80대 남성·무직)

“없다, 뭣을 안다고.”(80대 여성·무직)

“제발 좀 평온하게 살았으면 합니다.”(40대 남성·직업 기타)

“마을을 떠나고 싶다, 그래도 사랑합니다.”(50대 여성·농어업)

정리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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