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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드, 애틋한 한국

중국 내 한류 위기 조짐과 한국 정부·연예기획사의 진퇴양난
등록 2016-08-23 07:48 수정 2020-05-02 19:28
KBS 제공

KBS 제공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중국) 정부가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 금지를 결정할 경우 중국인의 80% 이상이 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관영 은 한국과 관련해 최근 이렇게 보도했다. “중국인들이 인기 연예인보다 애국심을 우선시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는 해설을 붙였다. 도 8월4일 “한류가 위기”라는 사설을 내놨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합의한 데 따른 파장을 분석한 것이다.

사드 배치를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중국의 일방적 주장만이 아니다. 는 8월8일 ‘한국의 미사일방어 체계 거래가 케이팝(K-pop)에 대한 중국의 입맛을 상하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에서 한류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이미 궁지에 몰린 한국 방송사들은 비난 댓글 포화에 시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중국이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첫 번째 목표물로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 같은 ‘한류’를 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지금껏 중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사드 배치 결정 뒤 실제 한류 스타의 중국 행사가 갑자기 취소된 경우도 있다. 한국 프로그램 편성을 폐지하라는 압력이 중국 방송사로 들어오기도 했다고 는 전했다. 한국 연예기획사의 주가 급락, 중국 정부의 한국인에 대한 상용 복수비자 발급 제한 소식도 덧붙였다.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쿠’는 한국 드라마 의 주인공 김우빈, 배수지의 베이징 팬미팅 행사 연기를 중국 공안으로부터 통보받고, 행사를 잠정 취소했다. 유쿠 쪽은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정상 행사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 아이돌그룹 엑소(EXO)의 콘서트도 모두 취소됐다.

는 중국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회사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예방 차원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 노골적인 혐한 정서가 퍼지고, 곧바로 한류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는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전통적 군사 동맹국인 미국 사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고 풀이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외교적 고민’이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는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막으려는 조처”라고 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도 중국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는 한국 입장에선, 중국이 절대적 무역 의존도를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해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려 한다는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고 내다봤다. 사드 배치 합의 결정 발표 뒤, 한류 관련 행사가 중국에서 잇단 된서리를 맞은 만큼 이것이 단순한 기우라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는 “한국 정부뿐 아니라 주요 연예기획사들도 사태를 지켜보는 것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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