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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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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오프라인 ‘밀림’도 뛰어들까

온라인 주문-결제-물류 시스템 앞세워 현실 매장에도 눈독
등록 2017-04-05 06:23 수정 2020-05-02 19:28
온라인 유통업계의 ‘공룡’ 아마존에 오프라인 시장은 여전히 숙제다. 식료품 시장에 도전한 ‘아마존 프레시’(사진)도 10년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닷컴 갈무리

온라인 유통업계의 ‘공룡’ 아마존에 오프라인 시장은 여전히 숙제다. 식료품 시장에 도전한 ‘아마존 프레시’(사진)도 10년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닷컴 갈무리

“컴퓨터에서 물건을 간편하게 주문해 받아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제프 베저스는 이런 가정을 토대로 아마존을 창립했다. 책 배송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이제 다루지 않는 제품이 없는 온라인 쇼핑의 대명사가 됐다. 물류에서도 혁신을 선도했다.

아마존에 온라인 시장은 자신의 ‘안방’과 다름없다. 그러나 아마존이 오프라인에도 매장을 지을 것이란 전망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나왔다. 그때마다 아마존은 새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제품군과 서비스를 온라인 시장으로 끌어들여 사업을 키웠다. ‘킨들’을 출시해 전자책 시대를 열었고, 빠른 배송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자 소비자는 돈을 더 내고 ‘프라임’ 회원이 됐다.

3월25일 는 ‘아마존이 야망을 드러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 움직임을 거론하며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미 오프라인 서점을 냈다. 이제 먹거리를 비롯해 가전, 가구 등 엄청난 제품을 ‘아마존스러운’ 방식으로 팔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매장에서 보고 만지고 설명을 듣기 전에 사기 꺼림칙한 물건은 얼마든지 있다. 아마존이 열세를 보인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가구·가전 제품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오프라인 매장에 접목했다. 소비자가 소파, 난로, 진열장을 집 안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애플스토어’를 본뜬 가전제품 매장에서는 아마존의 히트 상품인 가정용 스마트 스피커 ‘에코’나 아마존 프라임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극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연간 7700억달러(약 862조4천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국 식료품 시장도 온라인 시장이 온전히 장악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고르는 편리함보다 신선한 과일, 채소를 눈으로 보고 장바구니에 담는 것을 선호한다. ‘아마존 프레시’ 역시 출시 10년이 되도록 좀처럼 이윤을 내지 못했다. 식료품도 얼마든지 온라인 주문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신념을 담아 내놓은 회심의 카드였다. 그러나 집에서 식료품을 배달받으려면 매달 15달러씩 내야 하는 비용이 부담이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마존은 시애틀에 무인 슈퍼마켓 시범 매장을 열었다. 소비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한 물건을 받는 매장도 마련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매장 주차장에 들어오는 차량을 인식해 고객의 주문을 확인한 뒤 물건 내주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에는 인공지능과 다양한 컴퓨터 지각 기술을 접목했다. 아마존 고에서는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물건을 집어 장바구니에 담는 순간 얼마짜리 물건을 몇 개 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물건을 계산대에 올려놓을 필요 없이 가게를 나서면 자동 결제가 된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 ‘빠르게 규모 불리기’(Get Big Fast)는 초기 아마존의 가파른 성장을 이해하는 열쇳말이었다. 이와 달리 오프라인 매장 진출을 앞둔 아마존은 돌다리도 여러 번 두드리는 모습이다. ‘규모를 불리되 천천히, 신중하게’(Get Big Slow)로 구호를 바꿔야 할 것 같다. 정책을 결정하면 어마어마한 추진력으로 실행에 옮기는 게 아마존의 특성이었다.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 여전히 ’아마존다운 독특한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묘수를 찾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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