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되돌아봅니다. 1~3월은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습니다(기상 관측 1973년 이후 전국 평균기온 상위 1위). 4월은 역대급으로 쌀쌀한 봄이었습니다(평균기온 하위 5위). 6월은 때이른 폭염으로 가장 뜨거운 초여름이었습니다(폭염 일수 상위 1위). 7월은 사상 처음으로 6월보다 선선했던 여름이었습니다. 6월 말~8월은 가장 많은 비가 가장 오래 내린 장마였습니다(강수 일수 1위, 강수량 2위).
누구도 예상 못한 ‘이상한 날’들이 이어진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긴 장마의 집중호우로 42명(잠정)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가축이 200만 마리 가까이 폐사했습니다. 폭염으로 8명이 사망했고 온열환자 961명이 발생했습니다(8월25일 기준).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농작물은 썩거나 시들고 어패류는 산소가 부족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이런 연속적인 재난을 이해하려면 ‘나쁜 날씨’ ‘자연재해’보다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 답은 지금 우리 모두가 떠올리듯이 ‘기후위기’입니다.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지구는 산업화 이후 지금까지 0.87도 더 뜨거워졌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균 지표온도는 1.8도 상승했습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기온 상승폭도 한반도(4.7도)가 전 지구 평균(4.6도)보다 다소 높습니다. “고위도로 갈수록 온도가 많이 올라가고 바다보다는 육지가 더 뜨거워지기 쉬운데, 한반도는 육지면서 중위도라 (전 지구보다) 온도가 더 많이 상승”(민승기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하기 때문입니다.
폭우, 산사태, 폭염, 냉해, 고수온…. 정신없이 몰아쳤던 ‘2020년의 기후위기’를 차분히 기록하려 <한겨레21>이 전국의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청소년기후행동의 10대 활동가들이 동행했습니다. 기후재난이 삶을 관통할 당사자이자, 기후재난의 심각성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입니다.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이수아 활동가) 기후위기에 관심 갖게 됐다는 이들은 산과 바다, 마을과 농장에서 기후위기의 위력을 목격하고는 “미래를 살아갈 두려움”(박선영 활동가)이 더 커졌다고 말합니다. 그들의 관찰에 기자들의 취재가 더해진 ‘2020 기후위기 목격’ 리포트는 문재인 정부와 우리 모두가 읽어봐야 할 기후위기에 관한 최소의 기록입니다.
이 리포트를 읽고 나서는 무엇을 해야 하냐고요? <2050 거주불능 지구>(데이비드 월러스 웰즈)의 행동지침을 따르면 됩니다. “우리는 지구온난화를 논의하기만 하면 되는 입장이 아니라 살아가야 하는 입장이다. 정확하게는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려고 애써야 하는 입장이다. (중략) 환경파괴를 중단하는 일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즉 집단적으로 무작정 행동하되 극적인 방식은 물론 지극히 일상적인 방식으로 해낼 수 있다.”
남원·충주=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청송=고한솔 기자 sol@hani.co.kr·완도=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표지이야기_2020 청소년 기후위기 리포트 모아보기
http://h21.hani.co.kr/arti/SERIES/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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