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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되고픈 스마트폰, 누구?

<한겨레21> 사진기자가 살펴본 2014년 상반기 출시된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S5, LG G3, 소니 엑스페리아 Z2
등록 2014-08-14 07:01 수정 2020-05-02 19:27
왼쪽부터 삼성 갤럭시S5, 소니 엑스페리아 Z2, LG G3.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이는 왼쪽부터  김명진·정용일·박승화 기자.

왼쪽부터 삼성 갤럭시S5, 소니 엑스페리아 Z2, LG G3.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이는 왼쪽부터 김명진·정용일·박승화 기자.

[쇼핑 주문서] 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 경쟁시대, 어떤 제품이 더 좋을까.

[주문 내역] 100만 화소, 200만 화소…. 계절이 바뀔 때마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화소 수가 불어나던 시절이 있었다.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면서 카메라의 진화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1천만 화소를 훌쩍 넘어선 스마트폰 카메라는 이른바 ‘똑딱이’라 불리는 일반 디지털카메라의 성능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스마트폰 업계는 이제 화소 경쟁을 넘어, 다양한 기능과 화질 경쟁으로 옮겨붙고 있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업계의 ‘카메라 전쟁’은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 나온 스마트폰 제품의 기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기’의 정체성을 좀더 강화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변화는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6, 삼성 갤럭시노트4 등에서도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단순 비교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워진 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를 전문가의 관점에서 하나씩 살펴보기로 했다.

[구매 목록] 2014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선보인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S5, LG G3, 소니 엑스페리아 Z2 등 3종

사진기자라고 늘 묵직한 카메라만 쓰라는 법은 없다. 전문가용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번갈아가며 만지는 2014년 사진기자들이야말로 스마트폰이 가진 카메라로서의 ‘정체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이다. 지면에서 활약 중인 사진기자 3인방, 박승화·정용일·김명진 기자가 삼성 갤럭시S5, LG G3, 소니 엑스페리아 Z2 등 3종을 지난 8월1일부터 7일까지 사용한 뒤 ‘평가단’으로 나섰다. 스마트폰을 전화기가 아닌, 순수하게 카메라로서 바라본 일주일이었다. 사용 후기를 옮기기에 앞서, 평가단에게 평소 얼마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쓰는지 물었다. 당신에게 스마트폰이란?

호불호 갈리지만, 색감 차이 의미 없어

박승화(이하 박)- 스마트폰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사진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만 찍는다. 풍경이나 특별한 장면 같은 경우가 많다.

정용일(이하 정)- 내 스마트폰은 인물을 찍는 용도가 대부분이다. 휴일 가족사진이나, 모임에 갔을 때, 그리고 음식 사진 같은 것이 전부.

김명진(이하 김)- ‘사진용’으로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거의 안 쓴다. 메모를 하거나 자료를 남길 때나 꺼내 쓴다. 사진은 웬만하면 DSLR로.

-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 카메라의 품질이 일반 카메라를 따라잡았다. 예전에 아이폰4를 쓸 때, 어느 정도 해상도가 나오는지 궁금해 사진을 찍어서 프린트한 적이 있다. 예전 필름카메라와 비견될 만한 수준이었다. 그 뒤로 가끔 지면용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내보낸 적도 있다. (사진기자라서) 카메라를 보면 거부반응을 보이는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쓰기도 했다.

DSLR의 경우, 브랜드마다 색감 등에 대한 차이가 존재한다. 사진기자 사이에서도 색감에 대한 호불호가 있다. 그저 개인적인 취향이다. 과연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도 이런 색감의 차이가 나타날까. 그러나 평가단은 색감 등의 차이는 거의 느끼지 못했으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따른 차이 정도를 알 수 있었다고 답했다.

- 큰 차이를 느낄 만한 정도가 아니었다. 실제 사진을 찍어 컴퓨터에서 확인해보면 세 제품 모두 큰 차이는 없었다. 결국 색감은 각 회사의 디스플레이 구현 능력 등에 따른 차이인 셈이다. 삼성의 경우, S-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를 쓰기 때문에 피사체가 좀더 날카롭게 보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 색 제어력을 봤을 때도 대동소이했다. 그중에서도 소니는 실물의 색과 카메라에 찍힌 색을 비교했을 때, 색 재현력이 뛰어났다. 일반 카메라와 같다고 느껴졌다.

- 사실 차이를 찾는 게 의미가 없다. 대부분 스마트폰 안에 사진을 넣고 보기 때문에 직접 인화를 하거나 다른 기기에서 출력을 하지 않는 한, 디스플레이에서 보이는 부분이 중요한 것일 테니 말이다.

- 디스플레이에서 볼 때도 차이는 좀 있다. 삼성은 좀더 누런 느낌이 있었다. DSLR도 ‘화이트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삼성 카메라의 기본적인 설정이 다른 것 같다. 소니는 좀더 붉은 색감이 강했고, LG가 가장 뉴트럴(중성색)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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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인 부분에서 평가단은 애초에 소니의 다양한 카메라 기능에 관심을 보였다. 일반 카메라 수준의 고속촬영 기능과 다양한 설정 등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사용한 뒤에는 의견이 갈렸다.

- 기능적인 부분에서 LG와 소니 모두 훌륭했다. LG의 경우, 측거점(카메라의 거리·빛 등을 계산하는 초점)이 9개나 나온다. 측거점이 많다는 건, 카메라가 좀더 세부적으로 피사체를 측정해서 찍는다는 뜻이다.

- 소니는 사진을 많이 찍어서 어느 정도 과열이 되자 카메라 기능이 갑작스레 꺼지고 멈추는 일이 있었다. 동영상 기능이 아닌 사진 기능을 쓰는 상황이었다. 오래 켜둔 것도 아니었는데, 불편했다.

셔터스피드·그립감 따라 천차만별

‘카메라’에 정체성을 두고 스마트폰을 바라보면 그립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자체가 손쉽게 촬영할 수 있는 구조인지도 평가단의 관심을 끌었다. 그 점에서 LG에 있는 화면에서 손가락을 갖다 대면 초점을 맞추는 것과 동시에 촬영을 할 수 있는 ‘레이저 오토포커스’ 기능은 실제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밖에 외부 버튼으로 카메라를 실행하고 촬영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셔터 스피드 등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 사진을 재빠르게 찍는 속사성 측면에서 화면 터치로 초점을 맞춰 찍는 게 훨씬 빠르다. 자기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찍으면 다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맞춘다면 LG가 편하다.

- 셔터 스피드도 LG가 가장 빨랐다. 소니는 고속 연사 기능이 있긴 한데, 간극이 느렸다. 우리가 쓰는 DSLR는 이른바 ‘리얼타임’으로 찍힌다. 순간포착을 한다고 생각하면, 셔터 스피드도 빠르고 촬영이 간편한 게 훨씬 유리하다. 예를 들어 아이를 찍는상황이라면 아주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 삼성 갤럭시S5는 터치 반응은 빨랐다. 카메라 초점도 잘 맞춰졌다. 결국 LG는 한 번에 편하게 눌러도 찍히는 것이고, 삼성은 초점은 잘 맞지만 한 번 더 눌러야 하는 차이다.

많은 기능보다 필요한 기능이 있는지

- 소니·삼성도 옆면에 카메라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바로 카메라 기능이 켜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문제는 그립이다. 사진 버튼을 특화한 것은 좋은데, 디스플레이 바깥 모서리가 거의 없어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는 스마트폰을 좀처럼 쥐기 어렵다. 오작동의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뒷면을 둥글게 처리하고 앞면 아랫부분에 공간이 있는 LG가 총체적으로 그립감은 낫다.

- 스마트폰을 들고 가다가 ‘앗, 저거 찍어야지’ 했을 때 LG가 빠르고 편했다. 소니는 예비 동작이 필요했다.

- 기본적으로 좋아진 건 외부에 카메라 촬영을 위한 버튼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카메라 기능에 특화를 시켰다는 것 아니겠나. 세 제품 모두 화면을 누르지 않고 찍을 수 있다는 점은 좋다. LG는 주먹을 쥐면 사진이 찍히는 기능이 있는데, 음성 지원은 따로 안 돼서 아쉬웠다.

- 소니는 사람을 지정하면 얼굴을 따라가며 초점을 맞추는 기능이 있다. 과거 소니 카메라에 있던 기능이 들어왔다. 잘 활용하면 유용한 기능이다.

- 카메라 기능이 과도하게 많긴 하지만, 그중에서 하나라도 내가 잘 활용할 수 있고 나한테 필요한 게 있으면 좋은 것이다.

- 삼성은 반응 속도도 빠르고 연사도 빠르긴 한데, 특별하게 여길 장점은 없었다. 카메라로 치면 그냥 ‘똑딱이’ 같은, 본래 기능에 충실한 카메라처럼 느껴졌다. 스마트폰 뒤쪽도 미끄럽지 않게 설계해놔서 좋다. 그런데 소니는 미끌미끌하다.

평가단은 삼성과 소니에만 있는 방진·방수 기능이 카메라로서도 가장 큰 매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카메라 사용이 잦다면 이런 기능이 활용도를 충분히 높이기 때문이다.

- 스마트폰 카메라의 줌은 광학 줌이 아니기 때문에 별 가치가 없다. 큰 사진에서 일부분을 잘라내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소니는 스티커 사진을 찍는 기능도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 소니는 공간을 인식해 스티커 효과를 내기도 하더라.

- 다양한 기능이 있긴 한데, 나 같으면 한두 번 쓰고 안 쓸 것 같다. 평소 생활 방수는 큰 장점이다. 사진을 찍을 때도 중요하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비가 오면 스마트폰을 보호하려 들지 않나. 그런 점에서 비 올 때 막아주는 기능은 좋다. 그런데 삼성은 정작 물속에 넣어두고 찍을 때는 초점이 잘 안 맞더라. 물속에서 찍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사진 찍고 싶은 카메라, LG G3

색감·기능·보호 등 다양한 평가를 거쳐 평가단에게 들고 나가서 사진 찍고 싶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뭔지 물었다. 평가단 모두 LG G3를 뽑았다. “화면 터치로 초점을 맞출 수 있고, 측거점도 많아 쉽게 찍을 수 있다.”(정용일) “밝고 어두운 공간에서 기본적인 기능의 한도로 일정하게 품질이 유지됐다. 다른 제품들은 사진 품질의 난조가 심했다.”(박승화) “솔직히 화질·기능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기본적인 색감이 가장 맘에 들었다.”(김명진)

글·사진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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