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한명숙 단일화 이후… 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 2라운드 주목
▣ 최성진 기자csj@hani.co.kr
▣ 사진 이종찬 기자rhee@hani.co.kr
2002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새천년민주당의 국민경선은 주말 16부작 정치드라마로 불릴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 주말마다 각 지역의 투·개표 결과를 공개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모았고, 3월16일 영남 출신인 당시 노무현 후보가 광주에서 승리하는 ‘노풍’을 일으키자 경선 열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골수팬 많은 유시민, 노풍 이을까
9월15일 제주에서 시작된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도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손학규 후보와 조직력에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정동영 후보의 양강 싸움이 일단 흥미진진하다.

△ 대통합민주신당으로서는 본경선 흥행이 절실한 형편이다. 9월5일 예비경선에서 다섯 명의 본선 진출자가 가려졌으나(왼쪽부터 손학규·정동영·한명숙·이해찬·유시민 후보) 한명숙 후보가 사퇴해 4명의 각축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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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정동영 두 ‘비노 후보’와 이해찬·유시민 등 ‘친노 후보’가 2 대 2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절묘하다. 정치적 사제지간이던 두 친노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도 여권 지지자들에게는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유시민 후보는 4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막차를 타고 본경선에 합류했다. 예비경선 순위는 손학규-정동영-이해찬-유시민 순이었다. 그러나 4명의 대선 주자 가운데 2002년 노무현 후보의 경우처럼 골수 지지층을 거느리고 있는 인물은 유 후보가 거의 유일하다. 유 후보가 2002년의 노풍을 잇는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도 경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반드시 흥행몰이를 해야 하는 형편이다. ‘경선 흥행’을 통해 신당 대선 후보를 띄우지 못한다면 12월 대선까지 전세 역전을 노리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는 신당 경선이지만 신당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매우 좋지 않다. 여전히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 9월11일 당직 사퇴 의사를 밝힌 정대화 대표 비서실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정당 사상 처음으로 경선에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고 경선 룰도 하루 만에 합의하는 등 획기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긍정적인 보도가 하나도 없었다”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여기에 불운도 겹쳤다. 경선 시작 직전까지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사건이 거의 전 언론을 뒤덮어버렸다. 9월14일 이해찬-한명숙 두 친노 후보가 전격 단일화를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신정아 쓰나미’에 밀려 신문 한 귀퉁이로 밀려나고 말았다.
치열함·선명성 부각되지 못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흥이 나지 않는 이유는 신당에도 책임이 있다. 신당은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4·5위 순위가 뒤바뀌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본경선 시작 전에는 선거인단 ‘박스 접수’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갖 아마추어적 행태가 되풀이되면서 신당 경선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신당 경선이 정치적 신념이나 구체적인 정책, 노선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인물과 인물의 싸움으로 나가는 느낌”이라며 “치열함과 선명성이 부각되지 못하다 보니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월15일부터 이틀간 제주·울산·강원·충북에서 주말 4연전을 벌인 신당은 추석 연휴가 끝난 29일부터 본경선 2라운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마침 29일 경선은 2002년 노풍의 진원지였던 광주·전남에서 벌어진다. 2002년 노무현 후보에게 축복의 땅이었던 광주가 이번에는 여권에 어떤 손짓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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