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특집 > 특집1 기사목록 > 기사내용   2007년09월20일 제678호
[변수7]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공

정당 정치의 불안정성에 기인한 결정적 변수, 불확실성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1. 3당 합당 누가 알았겠는가? 1990년 1월22일 노태우 대통령(민정당)과 김영삼 민주당, 김종필 공화당 총재는 3당 합당을 선언한다. 김영삼은 이듬해 무난히 대통령에 당선됐다. 2위인 김대중에 193만 표 앞섰다. 91년 1월10일 국민당을 창당한 정주영은 383만 표를 얻었다.

#2. DJP 연합 1997년 9월13일 이인제는 당내 대선 경선에 불복하고 신한국당을 탈당했다. 김대중(DJ) 국민회의, 김종필(JP) 자민련 총재는 11월3일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한다. 대선을 보름 앞둔 날이었다. 김대중은 이회창을 39만 표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3. 노무현 & 정몽준 후보 단일화 2002년 4월27일 노무현이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혜성처럼 등장한 정몽준이 9월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11월24일 여론조사를 통해 노무현으로 후보가 단일화된다.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정몽준은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노무현은 이회창을 57만 표 차이로 힘겹게 눌렀다.


△ 1997년 11월3일 대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 김대중과 김종필이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사진/ 한겨레)

결국 49 대 51, 반전 드라마?

지난 세 번의 대선엔 어김없이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이 출현했다. 승패에도 결정적이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만나면 종종 듣는 얘기가 있다. “1996년, 2001년에 김대중, 노무현이 집권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됐겠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는 자긍심이 배어 있다. “결국 49 대 51 싸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대통합민주신당 내 낙관론자들의 입에 붙은 말이기도 하다.

“…근데 이번엔 누가 되는 거야? 이명박이 되는 거 아냐?” 기자가 요즘 부쩍 자주 받는 질문이다. 과거 경험과 현상을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읽을 수 있겠으나, 앞으로 있을 대선 과정과 결과를 예측하는 건 전혀 별개의 일이다. 현재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는 건 쉽게 설명이 가능하나, 그 외의 다른 인물은 현실성 있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는 DJ의 말처럼, 어떻게 대선판이 움직일지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다. 반대로 지난 몇 번의 대선에서 불확실성이 결정적 변수였다고 해서, 이번 대선 또한 그럴 거라고 예측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불확실성이 극적 재미를 더해주는 것만은 틀림없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대선에 예상을 빗나가는 반전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정치 특히 정당 정치의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한국 주재 한 외국 대사는 올 초 “다이내믹한 한국 대선을 꼭 한 번 보고 싶다”며, 1년 더 근무를 연장하겠다고 본국에 요청했다. 이 대사의 기대만큼 올 대선도 역동적일까?

“이번 선거만큼은 재미 없을 수도”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번 선거만큼은 별로 재미가 없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선을 불과 석 달 앞두고 이명박이란 상수의 힘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이변이 출현할 공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불확실성은 일정 정도 이상의 힘을 가진 후보 및 정치세력이 여럿 존재하고, 이들의 이합집산에 따른 표심의 움직임에서 만들어지곤 했다. 이대근 <경향신문> 정치·국제에디터는 9월13일치 ‘신당, 그 무덤에 아무도 초대 말라’라는 칼럼에서 “실패 세력(대통합민주신당)이 뭉치는 순간 불확실성이 제거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명박이 과연 집권할 것인가’라는 반신반의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반신반의는 정말 사라진 것일까?

<투표 순간까지 작동할 ‘대선 변수7’>

▶[변수1] 이명박, 자기 덫에 걸릴까
▶[변수2] 북쪽에서 부는 매서운 바람
▶[변수3] 광주에서 화려하게 흥행하려나
▶[변수4] 언제 누구와 어떻게 단일화?
▶[변수5] 노골적 노심, 누가 득 보나
▶[변수6] 영남 표가 얼마나 분산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