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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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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 못할 가정은 없다

루퍼트 머독과 이혼할 세 번째 부인 웬디 덩
거액 챙기고 자유인 되는 그녀의 출세기에
‘부자 낚시’ 꿈꾸는 젊은 대륙녀들 열광
등록 2013-07-03 05:58 수정 2020-05-02 19:27

세계 최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또 또 또’ 이혼을 한다고 한다. 세 번째 이혼이다. 그런데 팔순을 넘긴 이 ‘갑부 할아버지’의 세 번째 이혼 소식이 중국의 수많은 미스 ‘대륙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인생역전’의 귀감 사례가 되고 있다, 고 말하면 대륙녀들에게 집단 명예훼손 소송이라도 당할까? 그럴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왜냐고? 그게 사실인데, 뭘.
조만간 세 번째 ‘전부인’이 될 머독의 세 번째 아내는 중국 출신의 웬디 덩이다. 그녀의 ‘출세기’는 그 어떤 ‘막장 드라마’도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아주 절묘하고 계획적인 (부자) 유혹과 (가정) 파괴를 통해 쟁취됐다. 중국 대륙 출신인 그녀는 19살 무렵 어느 착한 미국인 부부의 후원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갔고, 피나는(!) 노력과 분투를 통해 10년이 조금 넘은 31살에 세계 최고의 갑부를 ‘낚는 데’ 성공했다.
당시 머독과 두 번째 전부인은 이미 30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유지해오고 있었고 칠순에 가까운 머독이 자신의 딸보다 어린 중국 대륙녀와 세 번째 황혼결혼을 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웬디 덩만 빼고는 말이다. 미국에 오자마자 자신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던 착한 미국인 부부의 가정을 깨고 30살 이상 차이가 나는 그 미국인 아저씨의 두 번째 부인이 된 ‘전력’을 가진 웬디 덩은 머독에게 접근하기 위해 아주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수많은 흥미진진한 ‘접근법’을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지면이 허락지 않으나, 단언컨대 그녀는 부자를 유혹하기 원하는 또 다른 ‘웬디 덩들’에게는 귀중한 참고 자료가 될 만하다.
한 가지 일화를 얘기하면,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할 때 이혼서류에는 ‘웬디 덩은 그 어떤 유산을 상속받을 권리가 없고 회사 지분에도 참여할 권리가 없다. 단 웬디 덩이 머독의 아이를 낳았을 때를 제외하고는’이라는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당시 머독은 이미 생식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하지만 불굴의 정신을 가진 웬디 덩은 머독이 생식능력을 상실하기 전에 보관해놓은 냉동 정자를 이용해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임신했고 두 딸을 낳았다. 머독 가문의 유산과 지분을 차지할 확실한 명분을 확보한 것이다. 이것 역시 수많은 ‘(부자) 유혹녀’들을 열광시키는 귀감 사례다.
머독과 웬디 덩의 이혼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중국 언론매체는 그 둘의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전면 톱기사로 다뤘다. 웬디 덩이 받게 될 천문학적인 위자료와 ‘자유인’이 된 웬디 덩의 행보에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중국 인터넷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다시 한번 ‘방다콴’(傍大款·부자 낚기)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지금 곳곳에서 부자를 유혹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든 ‘샤오싼’(정부 또는 숨겨놓은 애인)들에게 ‘웬디 덩 학습하기’를 권하는 유머가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루퍼트 머독급에 해당하는 중국 최고의 부동산 재벌 왕스가 예순의 나이에 황혼이혼을 하고 1981년생인 젊은 여배우 톈푸쥔과 밀애를 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대륙녀들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톈푸쥔이 왕스에게 접근하는 행보는 어딘지 모르게 웬디 덩과 닮아 있다. 당시에도 중국에서는 ‘방다콴’과 관련한 유머가 회자됐다. 그중 압권이라고 할 만한 한마디. “깨지 못할 가정은 없다. 단지 노력하지 않는 ‘샤오싼’만이 있을 뿐이다.”
박현숙 베이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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