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장부터 다시 보자 [홍세화와 함께하는 예컨대]
‘부모와 자녀 생명권’을 주제로 한 이번주 ‘예컨대’ 응모글 중에서는 선정 글을 찾지 못했다. 안타깝고 유감스런 일이다. 주제가 청소년이 다루기엔 벅찬 것이었을까? 자식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부모를 한국사회의 근대화 지체현상과 관련지어 설명하려는 논지도 부족했고, 부모가 아이의 생명권을 박탈하도록 방관하는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도 부족했다. 가정도 하나의 ‘사회’라는 인식이 부족하여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수평적·인격적 관계가 되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습속이나 생명 자체를 경시하는 사회풍조에 대해 일침을 주지도 못했다. 그러나 주제와 관련된 인식이나 문제의식이 부족한 점보다는 글쓰기 자체에 문제가 더 많았다. 실제로, 이번주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예컨대’에 보내온 글 중에는 글쓰기의 기본이 안 된 글이 무척 많았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서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거의 모든 글에서 주제와 관련 없는 내용 늘어놓기, 분명치 않은 말의 사용, 구성상의 결함이 발견되었고, 더욱이 ‘문장이 아닌 문장’(비문)이 없는 글을 찾기 어려웠다. 글쓰기의 기본을 갖춘다는 것은 무엇보다 비문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이 아닌 글을 쓰지 말라’는 주문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이고 또 어려운 요구가 아닌데,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 잘못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은 자신이 쓴 글의 문장을 하나하나 분석해보기 바란다. 주어나 술어가 서로 맞지 않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능동태의 글이 갑자기 수동태로 바뀌기도 한다. 문장 하나하나를 되도록 짧게 쓰려고 노력하면 어떨까? 문장을 짧게 쓰는 것은 비문을 쓰지 않기 위해서도 훌륭한 글쓰기 훈련이 될 수 있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글쓰기 기회를 제공하고 글쓰기를 통해 논리력을 키워주기 위해 ‘예컨대’는 항상 청소년과 학부모님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