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칠 / 비전향장기수. 시조.시집 <필부의 상> 저자. 탁기형 기자
비전향 장기수, 신현칠
하나의 삶이 마치 역사에서 막 떨어져나온 조각 같은 이들이 있다. 지난 4월17일 서울에서 세상을 떠난 ‘비전향 장기수’ 신현칠 선생이 그랬다.
1917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 선생은 20살에 마르크스주의에 입문했다. 1938년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난 뒤 신건(申建)이라는 필명으로 우리나라 근대소설을 편역한 을 출판했다. ‘불온한’ 사상 탓에 일제 말기 조선으로 추방됐고, 해방 때까지 경성사상보호관찰소에서 엄중한 감시를 받았다. 해방 공간에서 경제잡지인 발간에 참여했다. 전향을 거부한 ‘위험인물’은 1950년대 초부터 1988년 사이 22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다. 2000년 9월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타고 63명의 비전향장기수가 북쪽으로 갔다. 그는 “남쪽에 남아 분단의 아픔을 함께하고 싶은 소박한 소망” 때문에 남쪽에 남기를 선택했다. 향년 96. 옥중 시조집 (개마서원·2002), 에세이집 (삼인·2009) 등을 남겼다. 소설가 박소연은 그를 가리켜 “폭력과 감금뿐만 아니라, 환대와 영광으로도 훼손할 수 없는 한 인간의 존엄함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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