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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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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OTL] 열세 살, 약한 어깨를 두드려준다면


성남 지역 저소득층·저학력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
등록 2008-10-10 17:17 수정 2020-05-03 04:25

9월30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의 자아존중감 수업 시간. 자신의 대인관계 스타일을 물어보는 20가지 질문을 읽어내려가던 정민(13·이하 학생과 학부모 이름은 모두 가명)이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너무 어려워!” ‘잘 모르면 그 사실을 인정한다’ ‘다른 사람 잘못을 보면 직접 말해준다’ ‘나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등의 질문에 1점부터 10점까지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라는 과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잔뜩 부어오른 정민이가 선생님한테 “왜 이렇게 만들어놨어요! 왜 이런 걸 갖고 왔어요!”라고 따진다. 영준(13)이는 아예 모든 질문에 1점을 표시했다. 선생님이 살살 달랜다. “영준아, 다시 잘 읽어보고 질문 내용에 네가 어느 정도로 해당되는지 생각해봐.” 영준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며 투덜대자 선생님은 문제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친구가 잘못한 걸 보면 영준이는 어떻게 해? 기분이 나쁠 땐 어떻게 해?”라고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다. 그제야 영준이는 “아무 말 안 해요”라며 3점, 4점에 점수를 매겼다.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는 갈 곳 없는 성남 지역 저소득층 중학교 1학년 22명이 마음껏 공부하고 실컷 놀면서 마음의 그늘을 지워가는 쉼터다.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는 갈 곳 없는 성남 지역 저소득층 중학교 1학년 22명이 마음껏 공부하고 실컷 놀면서 마음의 그늘을 지워가는 쉼터다.

문제를 끝까지 푼 15명 가운데 ‘신중형 스타일’이 절반 가까운 7명이나 나왔다. “신중형은 소극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며 고집스럽고 고민이 많은 성격 유형”이라는 이수희 상담교사의 설명에, 신경질을 내던 아이들이 어느샌가 “맞아, 맞아”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에서 자원활동을 나온 이 교사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내성적이고 대인관계에 서툴다 보니 이런 유형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22명 학생 대부분 가정환경 만족도 낮아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는 사단법인 ‘함께 여는 교육연구소’가 성남 지역 저소득층·저학력 중학교 1학년생을 상대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다. 중1 수업치고는 집중력·이해력이 낮아 보이는 건 이 때문이다. 법적으로 지역아동센터는 만 18살 이하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대부분 초등학생을 상대로 운영되는 까닭에 성남 지역에 중학생이 갈 수 있는 센터는 이곳을 포함해 2곳뿐이다. 여기선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변 학교의 현직 교사들이 자원활동으로 국어·영어·수학·과학을 ‘과외’해 주고, 운동이나 그림 그리기, 책 읽기, 요리, 공예품 만들기 등 놀이도 함께 한다.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수업이나 공동체 안에서 관계 맺는 방법을 알려주는 치유 교실도 운영한다.

청소년 학교에 모인 아이들 22명은 이곳과 연계된 풍생중, 성일중, 성일여중 등의 기초생활수급권자 자녀 가운데 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다니던 지역아동센터가 이곳과 연계돼 있어 자연스레 오게 된 경우도 있고, 청소년 쉼터에서 온 아이들도 있다. 지난 5월 처음 청소년 학교에 왔을 땐 대부분 과잉행동장애나 폭력장애,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이었다. 대부분 조손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탓일까. 청소년 학교에서 실시한 학습효율성 검사에서 13명이 가정환경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50점 이하였고, 학업유능감 조사에선 17명이 50점 이하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섯 달 가까이 이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민지(13)는 1학기 중간고사 때 10점이었던 수학 점수가 기말고사에서 60점으로 훌쩍 올랐다. 영은(13)이도 국어·영어·수학·과학 점수가 20~30점씩 올랐다. 아이들은 “공부하는 데 자신감이 붙는다”고 입을 모은다. 민지는 “예전엔 공부라는 단어 자체가 싫었는데, 이제는 좀 재밌는 것 같기도 해요. 수업을 수준별로 나눠서 하니까 알아듣기 쉽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도 받고요. 학교에선 못한다고 야단만 맞거나 무시당하잖아요”라고 했다. 민지는 학교의 수준별 이동수업 때 ‘못하는 반’에 들어가는데, 친구들이나 선생님한테 무시당하는 것 같아 학교에선 모르는 게 있어도 질문하기가 어렵고 그 반에 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하지만 과목별로 서너 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진행하는 청소년 학교에선 자신이 어느 반에 들어갈지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누가 어느 반에 있든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단다. 희영(13)이도 “학교에선 공부 못하고 ‘노는 애들’이 MP3 플레이어를 틀어놓거나 시끄럽게 해서 집중이 안 되는데 여기선 안 그래요. 선생님들도 학교에선 애들이 말 안 들으면 앉았다 일어나기 벌을 세우지만, 여기선 공부할 마음이 안 들면 다른 방에서 책을 읽거나 잠을 자면 되니까 서로 방해가 안 돼요”란다.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에서 이수희 상담교사가 자아존중감 형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에서 이수희 상담교사가 자아존중감 형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에선 무시당했는데 이젠 좀 재밌어요”

정훈(13)이는 “영어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학원에 다닌 적이 없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는데, 청소년 학교에서 기초 단어부터 차근차근 배우면서 “이제 좀 알게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책 읽는 데도 재미를 들였다. 처음 를 청소년 학교에서 빌렸을 땐 20일도 더 지나서야 반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2~3일이면 거뜬하게 한 권을 읽어낸다. 라는 어린이 철학책은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아이들은 이곳에 다니면서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이라 마음을 터놓기도 쉽고, 서로 이해하고 감싸안아주는 폭도 넓다.

“학교 친구들한테는 사생활 얘기 못하잖아요. 고민을 얘기해도 건성으로 듣고, 소문만 나고…. 말해봐야 답답하기만 해요. 근데 여기 오면요, 서로 처지가 비슷하니까 다 알아들어요. 힘내라고 위로도 해주고요.” 왼쪽 손등에 볼펜으로 엄마 그림을 예쁘게 그려놓은 가인(13)이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가인이는 초등학교 3학년인 남동생과 엄마랑 셋이 산다. 일용직 노동자인 아빠는 술을 많이 마시고, 엄마를 자주 때렸다. 몇 달 전부턴 아예 집을 나가서 두 달에 한 번 집에 얼굴을 비친다고 했다. “아빠가… 미워요. 여기 선생님들이 (아빠가 집을 나간 건) 제 잘못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후드득, 가인이 안경 아래로 굵은 물방울이 떨어졌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희영이는 청소년 학교에 오기 전까진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학원이 끝나면 저녁 6~7시쯤 되는데, 부모님이 퇴근하는 밤 10시까지 8살짜리 동생을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희영이는 “너무 심심하고 외로웠는데, 여기 오면 밤 9시까지 애들이랑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고 선생님들이랑 얘기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아이들의 변화에 만족해하는 건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용규(13) 어머니 김정화(47)씨는 5년 전 남편의 사업 부도로 이혼한 뒤 혼자 용규와 여동생 정은(13)이를 키운다. 봉제 공장에서 매일 10시간씩 일을 해도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채 90만원이 안 되는데, 월세 22만원과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시장 보기도 빠듯하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건 꿈도 못 꿨다. 김씨는 “애들이 학원을 못 가니까 제 또래들이랑 어울리지 못하는 게 안쓰러웠는데, 청소년 학교에 다닌 뒤로 용규가 많이 밝아지고 안정감이 생겼다”고 했다. 또 “한창 클 나인데, 집에선 먹을거리도 잘 못 챙겨준다는 죄책감이 있다. 그런데 거기서 저녁도 맛있고 깔끔하게 차려줘서 안심이 된다”고 했다. “나도 대화 상대가 별로 없는데, 선생님이랑 자주 통화하면서 친구처럼, 자매처럼 용규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 고맙죠. 학부모 모임엔 시간이 없어 한 번밖에 못 갔는데, 선생님들한테 아이들 장단점을 듣고, 저처럼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아빠들이나 할아버지들이랑 얘기를 하면서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누가 장학금을 주는 것보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또래들끼리 어울리게 해주고, 아이들을 편안하게 안아주는 게 고마워요. 정은이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생 포기’ 엄마도 아이 편지에 눈물

청소년 학교는 아이들 못지않게 부모·가족과의 소통도 중시한다. 아이들이 자라는 공간인 가정이 정서적으로 안정돼야 아이들도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시로 학부모들과 통화를 하고, 학부모 모임도 두 차례 열었다. 9월20일엔 경기 강화도로 학부모 나들이를 다녀왔다. 참가한 부모들은 함께 춤을 추고, ‘내 인생 최고의 날’을 주제로 짧은 연극도 하고, 아이들이 자신들한테 보낸 영상 편지를 보면서 자신과 아이들을 돌아봤다. 혼자 어렵게 아이들을 키우느라 우울 증세가 있는 은주(13) 어머니는 이날 자신의 별명을 ‘인생 포기’라고 지었다. 하지만 자신을 걱정하며 “엄마 사랑해요. 힘내세요”라고 말하는 은주의 영상 편지를 본 뒤 눈물을 비치며 “기운 내서 잘 지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이들은 매주 한 번씩 여는 자치회의에서 이 공간의 질서를 유지하는 규칙을 스스로 만들면서 자율성도 기르고 있다.

아이들은 매주 한 번씩 여는 자치회의에서 이 공간의 질서를 유지하는 규칙을 스스로 만들면서 자율성도 기르고 있다.

형규(13) 어머니는 “형규가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닌데, 청소년 학교에선 말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친하게 지낸다고 선생님들이 전해줘서 안심이 된다”며 “제왕절개로 형규를 낳고 수술실에서 나올 때 어머니가 내 손을 잡아주시던 순간이 그렇게 포근할 수가 없었는데, 강화도 나들이 때 그 행복한 순간을 다시 떠올리고 솔직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도 아이들한테처럼 신경을 써주는 게 고마웠다”고 말했다.

물론 넉 달 동안 모든 아이들이 100% 달라진 건 아니다. 분노 조절을 잘 못하는 현태(13)는 여전히 청소년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양말을 벗어 집어던지고, 수업 시간에도 휴대전화를 받으러 돌아다니기 일쑤다. 고은(13)이는 2학기가 시작하자마자 할아버지한테 “학교 가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다 급기야 나흘 동안 가출을 하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자치회의에서 정한 ‘인터넷 사용은 하루에 30분만’이란 규칙도 게임을 하다 보면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난생처음 방학 숙제를 멋지게 해가며 성취감을 느끼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관심을 받으며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충만함을 경험하면서 그늘을 벗어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오일화 교사는 “수업을 하러 오는 선생님들과 온라인 멘토링을 해 주는 자원봉사자들까지 포함하면 아이 하나를 돌보는 어른이 서넛이 된다”며 “중학교 1학년은 정서적으로나 교육 과정으로 보나 한 단계 크게 성장하는 시기인데, 여기서 큰 불안감을 느끼는 아이들한테 맞춘 따뜻하고 체계적인 도움이 아이들의 눈빛이 부드러워지는 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소년 학교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도 적지 않다. 불안장애 등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그런 서비스를 제공해줄 기관도, 비용도 부족하다. 재정적인 고민도 피할 수 없다. 삼성 고른기회장학재단에서 올해 1억3천만원을 지원받았고 함께 여는 교육연구소가 6천만원을 출연했지만, 건물 보증금과 공사비, 학습 비품 등을 마련하는 데만 5천여만원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아직은 월세와 관리비, 상근 교사 월급, 식재료 비용 등 한 달 운영비 600여만원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은 아니지만, 내년에 새로 받을 아이들까지 생각하면 학교 공간을 2배로 늘려야 한다.

3만5945명 ‘청소년 전용센터’ 국회 청원

그나마 청소년 학교와 이곳 아이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아예 돌봄을 못 받는 저소득층·저학력 중학생들은 훨씬 더 많다.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국 지역아동센터 2810곳 가운데 중고생 전용 기관은 456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초등학생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전체 기관의 3분의 1이 채 안 되는 856곳이다.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갈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강 의원은 지난 8월11일 “청소년기의 발달 상황에 맞는 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교사·주민 등 3만5945명의 서명을 받아 청소년 전용 지역아동센터를 설치해달라는 청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오일화 교사는 “초등학생과 중고생은 발달 단계가 다르고, 정서적으로도 필요로 하는 영역이 달라 그에 걸맞은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지원이 필요하다. 청소년 학교가 중1만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며 “청소년 전용 지역아동센터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광호 함께 여는 교육 연구소장 인터뷰
“양극화에 상처받은 아이들 끌어안아야”


이광호 함께 여는 교육 연구소장

이광호 함께 여는 교육 연구소장

“지금 중학생들은 서너 살 때 외환위기가 왔고, 부모의 이혼 등 급속한 가정 해체 속에서 방치된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일부 지역을 빼면 서울·경기 지역 중학교에서 한 반에 대여섯 명은 이런 아이들인데, 이건 수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다는 얘깁니다.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정서적인 치유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광호 함께 여는 교육 연구소장은 ‘도시형 대안학교 1호’로 꼽히는 경기 성남시 이우학교를 만든 중심인물이다. 이 소장은 경기도 안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가 성남 지역에 가장 많고(2006년 경기도청 조사 결과 20만173명 가운데 1만8063명), 2005년 경기교육청 조사 결과 학업 중단 중고생 비율이 도 전체 평균인 1.01%보다 높은 1.43%(1158명)에 이른다는 점에 주목해 이 지역 중학생을 위한 지역아동센터를 구상하게 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함께 여는 청소년 학교’는 지역의 다양한 기관·단체들과 유기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 곳에 올 학생들을 추천해주는 성남 지역 중학교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아동센터들, 교사·졸업생들이 학습을 지원해주는 이우학교, 생태 체험과 예술 치료를 도와주는 성남환경운동연합·이야기숲 등 지역 시민단체, 학생과 가족들을 정기적으로 무료 검진해주는 우리솔·밝은덕 한의원…. 이 소장이 운영하는 연구소는 이 모든 네트워크를 구성·관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이 소장은 “청소년 학교는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학교 등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일종의 실험”이라며 “이런 모델은 장기적으로 공교육 안에 흡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학교의 자율성과 교육의 수월성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사회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공교육이 이런 아이들의 복지 문제를 끌어안지 못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핀란드 교육 모델을 예로 들면서 “핀란드에선 맞벌이 부부가 챙겨주지 못하는 아이들 아침식사를 YWCA 등 시민단체가 제공하고, 방과후 돌볼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지역 시민단체가 위탁받아 공부와 놀이를 함께 해준다. 학교에선 중학교까진 수월성 교육을 하지 않는다.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교육 강국이 된 힘은 이렇게 교육과 복지가 결합된 데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성남=글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사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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