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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치는통계] 1.5%

등록 2006-12-14 15:00 수정 2020-05-02 19:24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공식 통계에서 상·중·하류층을 정하는 기준을 두고 있지는 않아도 일반적으로 통계청의 소득 5분위 비율에 따라 1분위는 하류층, 2~4분위는 중산층, 5분위는 상류층으로 여긴다. 소득이 높은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앞의 20%(5분의 1)는 상류층에 든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올 3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81만원, 3분위는 267만원, 5분위 가구는 628만원이었다.
한 달에 630만원가량을 벌어들이는 상위 20%는 스스로 상류층이라고 여기고 있을까? 통계청이 7월에 실시한 ‘2006년 사회통계 조사’에서 전국 3만3천 가구주에게 이걸 물어보았다. ‘소득과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상층’ ‘중간층’ ‘하층’ 중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조사 결과 스스로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가구주는 1.5%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2003년 조사 때(1.4%)보다는 0.1%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객관적으로 보아 소득이 높은데도 조사를 해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하층이라고 답한 가구주는 2003년 조사 때보다 2.8%포인트 늘어난 45.2%였고, 중간층 비율은 2003년 56.2%에서 이번에 53.4%로 줄었다. 자칭 중간층이 자칭 하층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자신이 중간층이라고 답한 가구주 중에서 다음 세대에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는 비율은 46.0%로 2003년의 51.7%보다 낮았다. 하층 중에서도 다음 세대에 중·상류층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는 경우는 32.0%로 2003년(36.9%)보다 줄었고, 이동하지 못할 것이란 대답은 30.3%로 8.6%포인트 증가했다.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상류층의 행복감은 그다지 높이지 못한 채 중·하류층의 낙담감만 높이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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