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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타] 베플의 약속

등록 2006-12-13 15:00 수정 2020-05-02 19:24

▣ 김노경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기자sano2@news.hani.co.kr

리플(댓글)에도 종류가 있다. 악플, 선플 그리고 베플. 베플은 ‘베스트 리플’의 준말로 게시판에 달린 수많은 리플 가운데 누리꾼들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을 뜻한다. 최근 싸이월드 광장에서는 ‘베플의 약속’이 꼬리를 물고 지켜지고 있어 화제다.
골목대장 대빡이의 ‘삼천빡’ 약속이 지켜지자 “제가 베플이 된다면 대빡이와 똑같은 장소, 똑같은 행동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전 여자입니다”라고 댓글을 단 이효진씨와 “(부산에 사는) 이효진씨가 서울로 오신다면 KTX 기차표를 제공해드리겠습니다”고 댓글에 댓글을 단 공영권씨가 그 주인공이다. ‘베플’이 실행에 옮겨졌다. 프러포즈를 하겠다는 손경상씨 베플은 삭제됐지만, 동영상 마지막을 보면 알 수 있듯 한강에서 장미꽃을 전하면서 약속을 지켰다.

3인의 베플이 지켜지기까지 악플과 쪽지도 제법 많았다. 하지만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걸어다니면서 시청·노량진시장·차도·경복궁·청계천·지하철 등 도심 한복판에서 찍은 동영상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또 한 번 놀랐다. 반응은 ‘정말 보기 좋다, 코끝이 찡하다, 댓글이 무서워 거짓말도 못하겠다, 약속을 지킬 줄 아는 당신이 대단합니다’는 감동 모드로 바뀌었다.

뒤이어 ‘내복남’으로 이미 인기검색어에 올랐던 백두현씨 베플이 사흘 만에 지켜졌다. 백씨는 군대 가는 친구의 부대 앞에서 쫘악~ 달라붙는 빨간 내복을 입고 마빡이를 따라했다. 그 밑에 달린 미국 유학생 베플이 곧 촬영에 들어간다는 소문에 누리꾼들은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마치 ‘링크의 마력’에 빠진 듯 베풀은 또다시 이어졌다. ‘내복 마빡이’에 감동을 받은 누리꾼 2명의 댓글이 다시 강추! 주인공 이춘호씨는 “베플이 되면 국회의사당 앞에서 하겠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라는 걸 보여주게요”라는 내용으로 추천 세례를 받았다.

누리꾼들은 벌써부터 ‘국회 마빡이’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다. “저도 하고 싶어지네요. 단체로 하면 어떨까요?”라는 댓글이 만약 베플이 된다면 2천여 명이 동시에 국회 앞에서 마빡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싸이월드 해당 게시물의 ‘추천’ 버튼 쪽으로 마우스가 슬금슬금 가고 있나요? 클릭하는 순간 독자들도 해외 토픽에 오를 만한 ‘국회 마빡이’가 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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