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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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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호를 읽고

등록 2014-06-07 03:32 수정 2020-05-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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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현재의 KBS, 미래의 MBC여

약속이 있어서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로 나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지하철 입구 옆에는 커다란 피켓을 들고 있는 두 여성분이 있었다. KBS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피켓이었다. 광화문에서, 강남역에서, 그리고 또 다른 장소에서 KBS 기자들은 ‘공영방송 KBS’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MBC 기자의 글을 읽으며 KBS와는 또 다른 위기에 처한 그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의 주요 공공재인 MBC를 쉽게 내줘서는 안 된다는 치열한 고민도 엿보였다. 기사를 읽고 비로소 아직 MBC에도 작은 희망이 있음을 느꼈다. 언젠가 공정 보도를 외치며 MBC의 정상화를 요구할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천호성 6개월 만에

6개월 만에 이런 기사를 다시 보게 될 줄 몰랐다.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고 또 한 명의 열사가 조합원들 곁을 떠났다.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염호석 분회장의 이야기다. 제986호 최종범 열사의 기사에서 느낀 것은 슬픔과 무력감이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왜 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거야.” 형과의 통화에서 최 열사가 남겼다는 한마디에 몇 번이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데 정확히 반년 뒤 반복된 죽음 앞에선 분함만이 차오른다. 가짜 도급업체를 내세워 수천 명의 비정규직 수리기사를 부리는 삼성은 노동자 3명을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주검까지 유린했다. 아무리 두드리고 절규해도 삼성의 육중한 성문은 열리지 않는다. 사진 속 노동자들은 오늘도 그 앞에서 밤을 지새운다. 이 그들과 함께하리라 믿는다.

이유심 정치 혐오를 이기는 법

표지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우리 사회의 정치 무관심은 정당이 모태신앙화된 데 원인이 있다. 아버지의 밥상머리 일장 연설에 따라, 출신 지역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큰 고민도 없이 지지와 선호가 결정되는 정당이야말로 핵심인바 기사의 문제의식이 와닿았다.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라는 말은 감흥 없고 당신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은 너무 멀다. 대신 당신과 맞는 정당을 찾아보라는 제안이야말로 정치 실망감과 혐오감을 이기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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