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랏의 배는 둘쨋날부터 풍랑을 만나 심하게 흔들렸다. 인근 해역을 지나는 배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보트난민들이 구명조끼를 흔들고 있다.
포토저널리스트 바랏 알리 바투르(32)는 아프가니스탄 소수민족 하자라족 출신이다. 군벌을 비판하는 포토스토리 작업을 한 뒤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 어린 시절을 보낸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 지방 퀘타로 돌아갔지만 고향은 종파 폭력으로 얼룩져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바랏의 여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타이까지는 비행기로, 타이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로는 배와 육로로 이동했다. 2012년 8월 바랏은 인도네시아에서 밀항선에 올랐다. 배는 둘쨋날부터 거친 풍랑을 만났다. 30여 명이 탈 배에 93명이 타고 있었다. ‘죽는구나’ 싶은 순간 바랏은 셔터를 눌렀다. 죽은 뒤에 그의 여정을 기억할 건 카메라밖에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바랏의 배는 결국 자카르타로 돌아왔다.
다시 밀항선을 알아보던 바랏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방송팀을 만났다. 방송을 통해 그의 사투가 알려진 뒤 바랏은 난민 심사를 받고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 거주하고 있다. 보트난민 중 희귀하고 희귀한 사례다. 그가 죽음 같은 순간 찍은 사진들을 공개한다.
깊은 밤 바랏과 동료들은 배에 올랐다. 오스트레일리아 영토이자 인도네시아에서 약 50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크리스마스섬을 향해 항해 중이다.
타이 브로커가 ‘예비 보트난민’을 데리고 타이와 말레이시아 국경으로 밀입국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까지 배를 타고 도착한 16명의 ‘예비 보트난민’들이 다음 여정지인 자카르타까지 가는 비용을 브로커에게 주고 있다. 비용은 1인당 2500달러다.
‘예비 보트난민’이 새로 구입한 구명조끼를 입어보고 있다. 구명조끼는 개당 120달러인데 구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바랏을 포함한 93명의 보트난민들은 해양경찰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갑판 아래 숨어 항해를 이어갔다. 이들이 공기와 바람을 맞기 위해 돌아가며 갑판 위로 나와 숨을 고르고 있다.
글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Lee@Penseu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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