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희 문학의문학 편집팀장
등 우리 근현대사를 대하소설로 실어내 1300만 부 판매라는 한국 소설의 대백두를 쌓아올린 조정래 작가가, 마침내 우리 시대의 큰 화두인 성장의 빛과 그늘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역작 장편 을 출간했다. 책은 3개월 만에 20만 부를 돌파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2007년 (개정판 ) 이후 잠시 숨을 고르며 고수의 칼 벼림을 하고 있던 조정래 작가가 3년 만에 침묵을 깨고, 드디어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기업 비리와 천민자본주의를 신랄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특히 ‘경제민주화’라는 이 시대의 화두를 대가다운 현란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 은 조정래 작가가 아니면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경제권력의 핵심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 메가톤급 서사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고 용감무쌍한 작가정신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번 작품 또한 3부작에 이어, 한국문학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을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한 우리 시대 자화상을 통해 작가는 미완의 ‘정치 민주화’ 시대를 넘어 자본과 분배의 원칙이 올바르게 지켜지는 ‘경제 민주화’ 시대로 시급히 전환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를 위해 시민 세력이 단결해 옳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벌이고 부패하고 타락한 조직은 투명하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야 하는데, 그 중추 세력은 양심과 도덕성이 뒷받침된 시민사회단체임을 강조한다.
또 처자식과 먹고사는 일에 치여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젊은 날의 열정과 정의를 잊어버린 너와 나, 부패한 권력에 자발적 복종을 선택한 우리 자신을 반성하는 뼈아픈 각성이 담겨 있다. 이렇듯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며, 정의가 물결치고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 최초의 ‘경제 민주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의 모든 문학작품은 모국어의 자식이다. 따라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시대, 그 사회의 모순과 비극을 써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이 모국어의 나라에 빚갚음하는 작가로서의 책무이다. …또 작가는 그 시대의 산소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듯 준엄한 역사의식과 작가정신으로 중무장한 68살의 노작가는 폭염이 들끓던 여름 내내 외부와의 발길을 끊고 집필실에서 오직 펜과 원고지와 사투를 벌이며, 금기와 성역의 높은 담장을 허무는 위대한 펜의 힘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3부작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낙숫물로 바위를 뚫는다’는 신념으로 이 땅의 민주화와 분단 극복,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정신 투쟁을 해왔다. 의 주제 또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평등사회를 부르짖는 ‘한 사람의 위대한 혼의 외침’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 연재되는 동안 독자들은 수천 개의 뜨거운 댓글로 지지와 공감을 보내왔다.
“2010년 현재를 써놓은 역사책! 아직도 사회 부조리를 지적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작가 조정래의 소설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논리적 연결과 은근한 풍자… 흡입력 짱입니다.”
“정말 멋있다! 통쾌하다! 감동적이다!”
“상황에 대한 적확한 묘사에 생동감 넘치는 글로 매료시키는 조정래 선생님의 글. 대하소설에서 볼 수 있는 작가정신과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소설을 대학 다니는 두 자식에게 필독서로 읽혔는데…. 이 소설 또한 꼭 읽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실을 살아가면서 돈이 첫째라는 의식과 출세지향적인 현대인들의 모습 속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말입니다.”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바꿀 수 있을까재벌권력에 대한 민감한 ‘사회풍자 소설’이라는 특성상 언론 보도 또한 뜨거웠다. 여러 신문·방송사의 인터뷰와 강연 요청이 쇄도하며, 공정사회와 정의를 외치는 쌍방향의 아름다운 소통이 전국에서 일어났다.
그때마다 ‘시민단체 지원’과 ‘비리 감시’라는 미미할 것 같은 작은 행동으로도 우리 사회를 투명하고 깨끗하게 바꿀 수 있겠느냐는 절절한 고민이 담긴 질문이 이어졌다. 인류 역사 자체가 그런 민중의 자각과 의지가 모여 이뤄진 것이며, 모 그룹의 비자금 수사 또한 시민단체의 고발과 개인의 양심선언으로 촉발된 것이라며, 역사는 이런 행동하는 지성에 의해 진보·발전하는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며 마무리되곤 했다.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 또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깊고 오래된 환부인 무소불위의 경제권력이 저지르는 횡포와 비리를 붓으로 도려낸 역작”이라며 지지를 보내왔다, 문학평론가 방민호 교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움직이는 부조리한 야만의 존재를 명징하게 고발! 부패한 재벌권력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타자가 아닌 486 그들 자신이다”라고 평가했다.
작품의 처음과 끝에 수미상관으로 드러나는, 비자금 조성 노하우를 이전하는 소름 끼치는 스카우트 행태는, 연일 보도되는 태광그룹과 C&그룹 수사와 맞물려 소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어느 재벌가 사장의 ‘맷값’ 구타사건 등 돈을 무기로 한 파렴치한 범죄 등이 터지면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명분과 가치를 높여주며 독자들의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 롱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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