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열린 ‘헌법 1조 길거리 특강’
▣ 김정아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일어나라, 인권 OTL ⑥]
한 달 이상 촛불이 일렁거리는 광장에 서서히 토론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온라인 토론장 아고라가 오프라인 아고라로 진화하고 있는 셈. 지난 6월5일 저녁부터 72시간 동안 진행된 국민행동에서 인권활동가들도 토론마당에 한몫 끼어들었다. ‘헌법 1조 길거리 특강’이란 이름으로, 광장에 나선 시민들과 토론을 시도한 것이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신나게 부르는 노래 는 활자 속에 잠자고 있던 ‘국민주권’을 강하게 흔들어 깨우는 주문 같은 것. 인권활동가들의 이번 기획은 ‘주권’의 뿌리를 만드는 시민의 권리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정치 토론을 이끌어냈다. 세 번의 특강을 계획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서 앙코르 강의까지 했다.

강의에 나선 한상희 건국대 교수(법학)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정의는 ‘민주공화국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국민의 주권적 결정이 지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1%’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 동안 국민은 ‘국민주권 배반’만을 경험했을 뿐이다. 민주공화국이란 ‘정의’되었을 뿐 ‘완성’되지 않은 역동적 개념이다. ‘정치=불순’이라는 등식이 강요된 우리 사회에서 자정을 넘긴 깊은 밤 ‘길거리 특강’에 100여 명 청중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진전을 예감케 했다.
“대의 민주주의는 선거일 하루만 국민의 주권을 인정합니다. 나머지는 정치와 삶을 철저히 구분하고 구경꾼으로 만듭니다. 현행 집시법에 의하면 일몰 이후 2명 이상 모여서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것조차 불법으로 막습니다. 소수의 지지를 받고 권력을 잡은 대통령을 리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민이 소환하고 발안하고 투표를 할 수 있는 운동, 그것을 담을 수 있는 개헌운동을 벌여나가야 합니다.”(손우정·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손 연구원의 제안에 질문은 쏟아진다.
“자치단체장을 소환하듯 대통령 소환이 법적으로 가능한가?” “촛불만 계속 드는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은 없는가?” “거리시위가 불법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이를 막는 공권력이 저항권을 침해하는 거라는 법적 근거는 없는가?” “한나라당이 다수당인데 개헌 논의가 오히려 이롭게만 하는 게 아닌가?”
강의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내놓을 수 없었다. 다만 실정법의 바깥에 존재하는 촛불을 더 단단한 시민정치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뿐. 법률 그리고 헌법조차도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컨테이너라면 이것을 넘는 상상력과 행동만이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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