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계 생산업체 하림에 물어봤습니다. 홍보실 직원이 “닭에서 버리는 부분이 어디 있다고 그래요?”라고 답합니다. 도살된 닭은 세 가지 형태로 가공된답니다. 통닭과 절단육, 그리고 부분육입니다. 통닭은 삼계탕용입니다. 프라이드 치킨과 양념 치킨에 쓰이는 것이 절단육입니다. 통닭을 각 부위별로 자른 거죠. 우리가 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 절단된 통닭 한 마리가 들어가는 겁니다. 임께서 좋아하시는 다리와 날개 세트는 부분육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럼 닭의 부위별 용도를 좀더 알아볼까요. 닭 한 마리를 잡으면 가슴살과 안심살이 두 조각씩 나옵니다. 100% 단백질이라 퍽퍽합니다. 주로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억지로 먹는 부위죠. 다리 부위는 넓적다릿살과 다릿살로 나뉩니다. 삼계탕에서 닭다리를 북 찢었을 때, 넓적한 윗부위가 넓적다릿살이고 아래 부위가 다릿살입니다. 다릿살의 별칭은 ‘북채’라는군요. 닭날개는 날개 부위와 봉 부위로 나뉩니다. 봉은 날개와 이어진 어깻죽지지요. 임이 좋아하시는 날개와 다리 세트는 북채와 봉이 합체된 겁니다.
내장에서는 모래주머니와 염통·닭간을 판매합니다. 포장마차에서 만날 수 있는 닭똥집이 모래주머니입니다. 염통과 닭간은 주로 꼬치구이용이지요. 닭발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매운 닭발에 소주 한잔이 생각나는군요. 전 개인적으로 서울 신사동의 △△닭발을 좋아합니다. 꿀꺽. 고기를 떼낸 껍질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은 부위입니다. 역시 꼬치구이용입니다. 일본 가서 보니, 닭껍질 꼬치구이를 많이 찾더군요. 전 별로인데. 닭뼈도 육수용으로 팔려나갑니다. 개운한 냉면 육수에는 보통 ‘꿩 대신 닭’이 들어갑니다.
통닭으로 팔 때와 부분육으로 팔 때 가격 차이가 있냐고 물었더니, 부분육이 더 비싸답니다. 제일 비싼 부위는 다릿살과 날개랍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그럼 삼겹살은 왜 제일 비싸지요?”라고 저에게 되묻습니다. 바보 될 뻔했습니다. 수요가 많으면 비싸다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도 모르는 사람 될 뻔했습니다. 수요가 많은 다릿살과 날개는 치킨업체에 비싸게 팔리게 됩니다. 잘 팔리지 않는 부위는 육가공업체에서 너깃이나 햄, 핫바 아니면 닭죽의 형태로 재가공하는 거지요. 사람들이 날개 세트나 다리 세트만 찾을수록, 날개·다리 세트 가격은 더 올라가겠지요.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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