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무인 발권 시스템. 한겨레 이종근 기자
→‘아까비’님의 치열한 절약 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임의 지적대로, 같은 비행기를 타는 사람인데도 발권 시점에 따라 유류할증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12월31일에 발권한 사람은 5만원을 내고, 1월1일 표를 끊은 사람은 6만원을 내는 사태가 가능하지요.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휘발성’ 있는 항공기 좌석의 특성을 고려해달라”고 항변하더군요. 항공권은 어차피 승객을 못 태우면 사라지는 상품이기 때문에, 발권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요금 체계를 적용한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출발 15일 전에 구매하면 10%를, 45일 전에 구매하면 30%를 깎아주는 요금 체계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유류할증료도 항공권료와 함께 발권 시점에 맞춰 적용되기 마련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를 때에는 반대 상황이 빚어지는 만큼 고객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유류할증료를 들여다보니, 최근 재미있는 변화가 한 가지 있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연말 국내선 유류할증료 부과 기준을 원화에서 달러로 바꿔 2009년 1월1일부터 적용합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국내선 유류할증료 부과 기준을 원화에서 달러로 바꿔, 25단계인 유류할증 체계 중 4단계를 적용했다”면서 “항공유 구매를 달러로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변동환율을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설명을 좀 단순화하면, 적용 시스템은 그대로인데 고객의 결제통화만 달러로 바꾼 셈이라는 겁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원래부터 달러 기준이었지만, 국내선까지 달러로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당초 원화를 기준으로 할 때 2009년 1~2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2008년 11~12월의 1만2100에서 4400원으로 크게 내려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달러화 환율을 적용하니 5500원(부가세 포함)으로 애초 원화 기준 때보다 25% 오르는 셈이 됐습니다.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제선과 달리, 국내선 항공권값과 유류할증료는 20일 전에 공지만 하면 항공사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국내선 비행기삯이 1100원씩 비싸지게 된 걸 따져봐야 소용없다는 것이지요. 이에 대해 평소 친분이 있는 항공사 관계자는 “올해 항공사들이 국제유가와 환율 때문에 고생한 걸 이해해달라. 얼마 전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러 갔더니 회사에서 받아주지도 않더라”고 하소연했습니다.
광고
그런데 저가항공사의 유류할증료는 어떻게 바뀔까요?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는 창사 때부터 양대 항공사보다 20% 싸게 가격을 매긴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며 “유류할증료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광고
한겨레21 인기기사
광고
한겨레 인기기사
“마은혁 임명 거부는 윤 복귀 음모”…민주, 임명 시한 최후통첩
“장제원, 성폭행 뒤 돈봉투”…경찰, 피해상황 담긴 글 확보
‘윤 탄핵’ 촉구 성명 추동한 세 시인…“작가 대신 문장의 힘 봐달라”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하라” 탄원 서명…9시간 만에 20만명 동참
[속보] 최상목 “10조원 필수 추경 추진…여야 동의해 달라”
윤석열 탄핵심판 지연에 경찰 피로도 극심…1월 초과근무 113시간
“나무 꺾다 라이터로 태우려…” 의성 산불 최초 발화 의심 50대 입건
전한길, 불교신자 후보에 안수기도…“재보궐서 보수우파 꼭 승리”
산 정상에 기름을 통째로…경찰, 화성 태행산 용의자 추적
사직 전공의들, 의료정책 대안 제시…‘대한의료정책학교’ 첫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