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2호 표지이야기, 그 뒤
492호 표지 ‘낙선운동 폭풍전야’는 사실 좀 ‘위험한’ 기사였다. 참여연대 등 낙천·낙선 운동을 벌이려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에 취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참여연대가 낙선운동을 본격적으로 선언(1월12일 기자회견)하기 1주일 전(1월6일 발간)에 인쇄된 이 표지기사는, 발간 직후에는 좀 생뚱맞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20여일이 지난 지금 낙선운동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여러 시민단체들이 모여 낙선운동의 구체적인 일정을 짜고 있다. 2004 총선 시민행동단 모집이 시작됐고, 선거비리 제보센터도 섰다. 의원들의 정보공개도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무단결석을 포함한 국회 본회의 출석률, 대표발의 법률안 건수, 주요 사안의 표결 결과, 재산·병역·전과·당적이동 현황, 후원금 모금 현황 등이 공개돼 있다. 낙천·낙선 대상자에 대한 대중적인 검증 절차가 가동된 셈이다.
16대 국회 전반을 평가하는 자료도 쏟아진다. 예컨대 참여연대는 최근 16대 국회의 부패 규모가 1315억원 정도라고 발표했다. 검찰 수사 대상 등 확인된 것만 따져봐도 그렇다는 얘기다. 16대 국회의원이거나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308명의 전·현직 의원들 가운데 직계비속의 병역사항을 기록할 의무가 있는 대상자를 확인해본 결과, 이들 자제의 병역 면제율이 일반인 평균 2.5%보다 무려 9.4배 높은 23.5%라는 결과도 공개됐다.
이 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2000년에 버금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낙천·낙선 운동에 대한 찬성 여론은 66.8%(적극 찬성 35.7%, 다소 찬성 31.1%)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응답자들은 낙천·낙선 대상으로 ‘부정부패 정치인’(77.5%)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2000년 유엔은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을 ‘올해의 시민운동’으로 선정했다. ‘성공한 시민혁명’은 나라 안팎의 평가였다. 낙선운동이 2000년의 영광을 재연할지는 <한겨레21>의 뜨거운 관심사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