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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신문, 지하철 습격 사건 종합일간지까지 공짜신문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 안착 가능성은 좀더 두고봐야 할 듯
“왜 보냐고요. 공짜니까요.”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물었기 때문일까.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메트로>나 <더 데일리 포커스> 같은 공짜신문을 보는 사람에게 구독 이유를 물었더니 열이면 열, 똑같은 대답을 했다. 서울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김명기(34·회사원)씨는 “크기도 적당하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돼 있는 것 같다. 20~30분가량 본 뒤 내릴 때는 전동차 선반 위에 던져놓고 내리니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창간 초기 적자 불가피
11월13 · 14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공덕역까지 왕복했다. 그리고 전동차 5개 차량 안에서 신문 보는 사람들을 세어보았다. 모두 47명이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 중 9명이 스포츠신문을, 6명이 종합일간지를 보고 있었다. 나머지 32명은 <메트로> <더 데일리 포커스> 등 공짜신문을 손에 들고 있었다.
국내 공짜 일간신문 1호는 지난해 5월31일에 나온 <메트로>다. 지난 6월에는 <더 데일리 포커스>가 창간됐다. 독자 처지에서는 ‘공짜로 신문을 나눠주고 과연 장사가 되느냐’가 가장 궁금하다. 광고 수입에 100% 의존하는 공짜신문은 엄밀하게 따지면 공짜가 아니다. 독자들이 나중에 물건을 살 때 낼 돈을 광고주들이 미리 대신 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짜신문들은 종합일간지나 방송이 놓친 틈새 광고시장을 파고들어간다고 주장한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광고주는 수도권 비중을 높게 친다. 수도권 지하철을 중심으로 배포되는 공짜신문의 발행부수가 생각보다 많다. 독자가 있으면 광고주는 주목한다. 광고는 고정된 게 아니라 이동한다. 20·30대 독자가 많은 공짜신문에 휴대전화나 컴퓨터 광고를 내면 효과가 생각보다 괜찮다”고 설명했다. 아침 출근시간에 수도권 지하철을 이용하는 인구는 하루 평균 150만명가량이다. 수도권 출근시간에 배포되는 공짜신문은 90만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짜신문은 창간 초기에는 종이값, 인쇄비용, 배포비용, 인건비 등이 고정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메트로>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50여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올 6~7월께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고 주장한다. <더 데일리 포커스> 관계자는 “지난 6월16일 창간 이후 5달 동안 1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더 데일리 포커스>는 매달 5억~6억원가량의 적자가 나고 있지만, 돈 걱정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판 업자들 매출 격감에 반발
하지만 종합일간지에 비하면 공짜신문은 돈 들 데가 휠씬 적다. 서울의 종합일간지는 규모가 작아도 기자만 200명, 광고·제작·판매 인력 등을 합치면 전체 직원이 500명이 넘는다. 여기에 전국 신문 판매망을 유지해야 하고 자전거나 비데까지 경품으로 주는 신문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공짜신문의 시장 안착 가능성은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한 공짜신문 관계자는 “아직 모험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은 반반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존 신문업계에서는 공짜신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해 창간 때부터 공짜신문은 가판업계와 마찰을 빚었다. 지하철 등에서 신문을 파는 가판업자들은 공짜신문 때문에 매출이 격감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가판업자들에 따르면 최근 가판 신문 매출이 40%가량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한 가판업자는 “수도권 지하철 가판 물량은 스포츠신문 35만부와 종합지 15만부를 합쳐 50만부가량인데, 아침마다 공짜신문을 90만부 넘게 무차별적으로 뿌리는데 장사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기존 신문업계에서도 가판 판매 비율이 높은 스포츠신문업계가 영향을 받았다. 미디어경영연구소의 시장전망 분석에 따르면, 소포츠신문 상위 2개사는 올 상반기 판매 매출이 180억원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 190억원대에 견줘 약 3%(5억원)가량 감소했고 다른 1개 스포츠신문사는 발행부수를 2만부가량 줄였다. 한편 종합일간지쪽은 광고시장 잠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경제침체로 가뜩이나 쪼그라든 광고시장을 공짜신문과 나눠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불공정거래 논란 속으로
미디어경영연구소는 “현재 2개 무료신문의 월 매출액을 합하면 약 20억~22억원대로 추산하는데, 이는 새로운 광고시장의 창출보다는 기존 유가신문의 광고시장에 대한 매체간 재분산에 기인한다. 앞으로 공짜신문이 어느 정도 기존 광고시장에서 신규 광고를 스스로 창출해나갈지, 기존 광고시장의 단순 재분배에 그칠지는 공짜신문의 마케팅력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1월17일 종합일간지로는 처음으로 문화일보사가
이날 토론회에서 정연구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무료신문을 합법적으로 뿌리는 것은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을 주시하다 필요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공짜신문쪽은 불공정경쟁이란 문제 제기는 오해라고 설명한다.
조충연 <더 데일리 포커스> 경영기획실장은 “기존 일간신문과 노조 입장에서는 불공정 경쟁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무가지와 무료신문은 다른 개념이다. 돈을 받아야 할 신문을 그냥 뿌리는 무가지는 불공정행위이지만, 우리는 애초부터 문화관광부에 등록할 때 공짜임을 밝혔다. 독자가 보기 싫어하는 신문을 억지로 떠안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 시장과 독자의 요구 변화에 따라 무료신문 붐이 일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예전에 신문을 읽지 않던 20대가 무료신문를 읽다 신문 구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기존 일간신문에게도 도움이 된다. ”
김영욱 한국언론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신문을 봐야 세상을 안다’는 진지한 저널리즘과는 다른 공짜신문의 성공을 보며 씁쓸했다. 공짜신문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독자들이 공짜신문을 집어든다는 것은 기존 일간신문들에 ‘500~600원 투자 가치도 없다’는 불신 판정을 내린 셈이다”고 말했다.
글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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