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03년11월19일 제485호 

세계의 젊은이들을 사로잡다

미국 · 유럽 등 17개 나라에서 인기…유력 일간지들도 정보 중심의 공짜신문 창간 붐

공짜 일간신문은 미국과 유럽 등 17개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공짜 일간신문의 효시는 1995년 2월 스웨덴에서 첫선을 보인 <메트로>이다. 메트로 인터내셔널은 17개국 24개 도시에서 <메트로>를 내고 있다. 지하철이란 뜻의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메트로>는 대중교통 수단이 잘 발달된 도시의 버스나 지하철망을 신문 배포망으로 이용하고 대도시의 인쇄·제작 설비, 편집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외국에서 발행되는 <메트로>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지하철에서 보기 쉬운 타블로이드 판형, 지하철을 타는 평균 시간인 20분 안에 신문을 다 읽을 수 있는 기사량, 사설이나 분석기사는 없고 사실만을 간략하게 전달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메트로> 신문들은 전 세계에서 올 2/4분기에 연초의 247만쪽에서 30만쪽 늘어난 277만쪽의 광고면을 인쇄했으며 12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등에서는 기존 신문을 누르고 발행부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트로>는 공기처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공짜라며, 삶에 있어 가장 가치 있는 뉴스도 무료란 철학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메트로>가 모든 곳에서 성공한 것만은 아니다. 스위스 취리히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취리히는 지하철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데다 젊은이보다 고령자들이 주로 지하철을 이용하기 때문에 고전했고, 아르헨티나는 경제 상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메트로>뿐만 아니라 외국 일간신문사들도 공짜신문 발행에 나서고 있다.

독일에서 악셀 슈프링거 언론그룹이 전국 규모의 공짜신문 <엑스트라>를 냈고, 퀼른에서는 3개 공짜신문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는 <데 텔레그라프>가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유트레이트에서 공짜신문을 내고 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사는 8월4일 타블로이드형 20~30쪽짜리 공짜신문 <익스프레스>를 창간했다.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15∼20분이면 충분하며, 통신사 기사 축약, 오락정보 등이 담겨 있다. <위싱턴 포스트>의 자체 조사결과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대통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절반가량의 시민들이 손에 신문 없이 출근했다. 이들은 18~34살의 젊은이들로 이 계층의 신문 구독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커트 하즈렛 전 <워싱턴 포스트> 기자는 최근 미국언론연구원 홈페지에 기고한 글에서 “<메트로>가 틈새시장을 발견한 것과 달리 기존 신문 발행인들이 판매 수익이 없는 공짜신문 발행을 원하는 이유는 ‘그들 스스로 해야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공짜신문에 뛰어든 것은 젊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워싱턴의 인구는 70만명이 늘어났지만 이 신문의 발행부수는 10%가 줄었다. <워싱턴 포스트> 부사장이자 <익스프레스> 발행인을 맡은 크리스토퍼 마는 “<익스프레스>는 신문을 잘 읽지 않던 사람들도 빨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지역의 신문들도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시카고 트리뷴>은 <레드 아이>를, <시카고 선 타임스>는 <레드 스트릭>을 창간했다. 본지에서 추린 오락과 가십, 지방 뉴스로 꾸민 타블로이드 신문이다. 처음에는 공짜였지만 지금은 구독료25센트를 받고 있다. 시카고 신문들은 <워싱턴 포스트>와 고민은 같지만 접근 방식은 전혀 다르다. 시카고의 타블로이드 신문에는 반은 벌거벗은 여성의 사진이 나온다. 이런 방식은 ‘젊은 독자들의 지적 능력을 무시한 어리석은 저널리즘이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최소한 재정적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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