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금융시장 개방따른 대책 급하다

IMF와의 협약에 따른 금융시장의 급격한 개방에 따라 당장은 대외신뢰 회 복으로 국가부도라는 급한 불을 끌 수 있겠지만, 외환위기가 또다시 재연 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 또한 팽배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충언 연구위원)은 지난 12월16일 ‘금융시장의 전면개 방과 대응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내년 하반기 이후 외국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된다면 이들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외환 및 통화관리 가 어렵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기업 및 금융기관을 포함한 우리경제 전 체가 심각한 환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IMF와의 협약 이후, 외국인주식투자 한도를 50%까지로 확대했으며 , 회사채, 신주인수권부 사채, 교환사채에 대한 외국인투자 허용, 중소기 업전환사채에 대한 투자한도 확대,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를 포함한 단 기채 시장의 단계적 개방 등 금융시장 전면개방조치를 취했다. 환율변동 폭도 완전 자유화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주식 및 채권시장 에 대한 전면적인 개방조치를 취했으나 당분간은 외국자본의 유입규모가 그리 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나 내년 하반기 이후 경제가 안 정기조를 되찾아 외국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됐을 경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이 환차손 방지를 위해 선물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금융선물 거래소를 하루빨리 설치할 필요가 있 다”면서 “기업 및 금융기관들도 차입금뿐 아니라 외화리스 등 외환과 관련된 모든 자금거래에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외환위기의 원인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는 멕시코나 타이처럼 투기성자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취약한 금 융구조와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 때문이었다”고 지적하고, “당국이 환차손을 우려해 보유외환을 사용해 원화의 평가절하를 막으려고 한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