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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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박사는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영혼을 영 원한 젊음과 바꾼다. 20세기 말, 촉망받는 젊은 변호사는 무엇과 영혼을 바꿀까. 그는 돈과 명예를 움켜쥘 영원한 승소를 원한다. 썩어빠진 자본 주의자들의 죄를 사해주는 현대판 사제로 전락한 법정과 변호사, 그들은 ‘악마의 변론인’이다.
케빈(키아누 리브스)은 지방 촌구석에서 64번이라는 기록적인 승소를 이 룬 화제의 변호사. 유죄를 확신하는 파렴치범에게도 패소를 모르는 자신 의 자존심 때문에 화려한 변론을 해준다. 이 유능한 변호사에게 뉴욕의 다국적기업 총수(알 파치노)가 스카우트의 손길을 뻗치고, 그들의 손아귀 에 깊숙이 빠져 아내(샤를리즈 테론)까지 잃은 뒤에야 이 변호사는 그 모 든 것이 악마의 유혹이었음을 알아챈다. 더욱이 그 악마가 자신의 아버지 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바로 자신의 마음 속에 깃들어 있던 그 악마성을 자살로 뿌리치려는 순간, 그 모든 것이 파렴치범의 재판 도중 화장실에서 꾼 백일몽으로 드러난다.
악몽은 끝난 걸까. 감독은 ‘한번 더’를 외친다. 용감하게 재판을 포기 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법정을 나서는 그에게 한 기자가 ‘양심적 변호사 ’로 대서특필해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는 유혹의 손길을 뻗친 것. 다시한 번 유혹에 지고 만 케빈의 등 뒤에서 웃는 기자의 얼굴은….
테일러 핵포드 감독·알 파치노, 키아누 리브스 주연
정재숙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8년01월01일 제 18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