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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캉드쉬/다음 부도는 어디냐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전환기의 세계 자본주의체제에서 경제 해결사로 이곳저곳 불려다니고 있다.

올해 국제적 뉴스의 인물로 캉드쉬 총재가 부상한 것은 그의 역할과 업적 때문이라기보다는 상황의 소산이다. 그의 부각은 ‘자유시장 경제체제로 의 천하통일’이라는 ‘세계화’의 과도기 산물이다. 그는 세계화의 도도 한 흐름에 저항하는 아시아 국가 등을 ‘무장해제’하는 해결사 역할을 갑자기 떠안으며 부상한 것이다.

한국이 IMF와 구제금융을 합의할 때인 지난 12월 초 캉드쉬는 연일 메가 톤급 발언을 한국경제에 퍼부었다. 그는 서울에 오기 앞서 스페인 <엘 파 이스>와의 회견에서 아시아경제모델 폐기를 선언하며 그 한예로 한국의 재벌해체를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방콕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군비축소까지 언급했다. 한국경제 위기의 근본원인을 잘 지적하는 것이기는 하나 그의 속내는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 근절을 통한 시장개방’이라는 것이 금방 드러났다. 바야흐로 IMF가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집달리로 변신했음 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그가 수장으로 있는 IMF는 냉전이 끝난 뒤 무용론에 시달려온 대표 적 국제기구였다. 그러나 올해 아시아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는 IMF에 뜻하지 않은 역할을 부과했고 이에 따라 캉드쉬도 국제경제계의 해 결사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통화위기에 임하는 IMF는 시장개방 과,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이라는 아시아경제모델의 폐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더욱 직설적으로 미국 경제이익 대변자라는 혹평도 있다. 프랑스 재무관료 출신으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하고 지난 87년 IMF 총재 에 취임한 캉드쉬는 지난해 이사회 만장일치로 3번째 임기에 들어가 IMF 사상 최장수 총재를 기록하고 있다. 충실한 시장경제 원리론자 혹은 미국 의사 대변자라는 극단의 평가를 받는 그는 내년에도 더욱 바빠질 게 분명 하다. 러시아, 브라질 등 다음 차례 금융위기를 겪을 국가들이 줄을 서있 기 때문이다.

정의길 기자/ 한겨레 국제부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8년01월01일 제 1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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