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뉴스를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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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뉴스를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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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은 장 주석에게 여러 가지로 운이 따르는 한해였다. 지난해까지만 하 더라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총리는 공식석상에서 늘 나란히 자리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공식석상에서 장 주석의 위치는 리 총리보다 한칸 앞선다. 지난 2월 덩샤오핑의 사망 당시만 해도 세계의 언론은 앞으로 상당 기간 장쩌민-리펑-차오스 세사람의 권력 분점이 계속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장 주석의 독주는 지난 9월에 열린 15차 공 산당 전당대회를 통해 분명해졌다. 장 주석은 15전대를 통해 가장 강력한 정적으로 알려진 차오스를 실각시킴으로써 불안한 집단지도체제에 종지부 를 찍고 명실상부한 최고권력자로 자리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또 장 주석은 지난 7월1일 홍콩에서 20세기 말 세계 최대 이벤트의 주인 공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생전에 그토록 홍콩반환식에 가기를 원했던 덩 샤오핑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 영광의 대부분은 덩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올 한해 장 주석이 이뤄낸 두드러진 성과는 외교쪽에 집중된다. 특히 지난 10월26일에서 11월2일 사이에 이뤄진 장 주석의 미국방문은 올 한해를 마감하는 가장 큰 정치적 사건이다. 장 주석은 미국 방문을 계기 로 21세기 초강국을 향해 부상하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고히 했다. 장 주석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옐친 러시아 대통 령 그리고 하시모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지는 등 일련의 전방위 외 교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중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정치-경제-외교 등 각 방면에서 전개된 장 주석의 이런 화려 한 진군이 내년에도 지속될지는 분명치 않다. 천안문(天安門)사태의 원죄 , 개선되지 않는 중국의 인권 상황과 민족 문제 등이 여전한데다, 아시아 금융 위기를 계기로 점차 악화되는 경제 상황이 새롭게 장 주석의 발목을 붙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베이징=김성환 통신원
© 한겨레신문사 1998년01월01일 제 18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