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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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천문학이 유년기의 끝을 지나 청년기에 접어들고 있다. 경북 보 현산에 국내 최초의 중형 망원경이 설치돼 우리도 독자적으로 우주의 신 비를 파헤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4월 준공된 보현산천문대(해발 1162m)의 반사망원경은 지름 1.8m. 지금까지 천문대가 운영해왔던 망원경의 지름은 60cm에 그쳤고 이는 세종 대 등 국내 대학이 보유한 망원경보다도 작아 국립천문대란 말을 붙이기 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보현산천문대는 준공 뒤 지난 9월부터 대학 교수 등 외부 관측자들에게도 사용이 허용되면서 하나둘씩 관측성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꾸 준한 관측장비 자체 개발 노력의 성과로 지난 11월24일부터는 망원경의 카메라에 해당하는 전하결합소자의 해상도가 4배 향상돼 더욱 정밀한 관 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현산천문대 한인우 대장은 중형 망원경 가동의 의미를 그동안 불가능했 던 분광관측이 가능해진 데서 찾는다. 그는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은 분광관측”이라며 “분광관측은 필터로 거른 뒤 세기가 약해진 특정 파장의 빛만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지름 1.8∼3m의 중형 망원경 정도는 돼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주의 별이나 성운 등은 어떤 원소로 이루어져 있느냐에 따라 그 원소가 내는 빛의 파장이 제각각 다르다. 따라서 필터를 바꿔가면서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관측하면 관측 대상의 천체가 어떤 원소들로 이뤄져 있고 온 도는 얼마나 되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또 분광관측을 하면 천체의 운동 속도까지도 알 수 있다.
이번에 서울대 홍승수 교수가 활꼴성운에서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수소가 전리될 때 내뿜는 수소 알파선이란 특정 파장의 빛만을 보현산천문대에서 분광관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현산천문대는 한달에 두번씩 첫번째 토요일과 세번째 수요일에 일반인 에게도 공개된다. 방문을 하면 시설 견학과 함께 슬라이드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만 무려 3천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하지만 방문을 하려면 미리 예약(전화: 0563-30-1000)을 해야 한다.
낮시간 동안만 방문이 허용되므로 망원경으로 별을 볼 수는 없지만, 태양 플레어망원경으로 태양의 활동을 보는 것은 낮시간에도 가능하다. 보현산 천문대의 인터넷 웹사이트(http://www.boao.re.kr)에 들어가면 보현산 가 는 길에 대한 자세한 안내와 지도가 나오고, 최근 이 천문대가 찍은 사진 들도 직접 볼 수 있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1일 제 18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