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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힘내라! 니혼”

일본의 금융불안과 경기침체는 경제회생을 위해 일본의 지원을 기대하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지역 국가들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 로 보인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사정은 심각하다.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던 수출과 지역내 자본투자의 대부분을 일본에 의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불경기로 동남아 국가들의 대일수출은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일본의 총수입액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나, 95∼96년 동안 두 자리수였던 증가율이 지난 10월 들어 3.2%로 줄어들었다. 더욱이 11월 초 에는 타이의 도요타 자동차공장이 연말까지 생산중단을 결정하는 등, 현 지 투자기업들도 발을 뺄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94∼95년 페소화 폭락 이후 멕시코가 인접한 미국의 경제번영 에 힘입어 금융지원과 함께 대미수출의 호조로 재기할 수 있었던 것과 대 비된다.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최근호에서 이런 사정을 빗대 “아 시아가 역내 최대 경제대국으로부터 도움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준비를 하시라”고 논평했다.

동남아처럼 투자를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 한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최소 5백억∼1 천억달러라는 사상 최대규모로, 국제통화기금(IMF) 외에도 주변 경제대국 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더욱이 국제통 화기금이 지원규모를 결정하는 데는 보통 1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한국은 당장 연말까지 결제에 필요한 급전만 2백억달러다. 일본 재계도 한국의 금융위기가 계속될 경우 일본이 한국에 제공했던 2백34억달러가 부실채권으로 전락해, 일본 내의 금융불안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 려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천문학적 액수에 이르는 국내의 예금보험지원과 부실 채권 정리를 위한 공적 자금 등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멕시코 위기 당시의 미국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인 것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일본 정부도 한국에 대한 지원 용의를 강조하면서 도 “한국과 국제통화기금 사이에 합의가 이뤄진 뒤 국제적 틀 안에서 함 께 지원하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에 머물고 있 다.

거품 붕괴 이후 지난 6년 동안이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끌어왔던 일본의 금융구조조정(빅뱅) 문제가 속으로 곪아오다가, 하필이면 아시아 의 모든 이웃들이 일본의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할 때 터져버려 애를 태우 고 있는 셈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1일 제 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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