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초점

‘젊은 그대’를 유혹하라

(사진/홍준표 의원 등 소장파를 앞세운 한나라당의 클린 유세단.)

“수도권의 젊은층을 잡아라.”

본격적인 대통령 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각당은 수도권의 젊은 유권자들 을 공략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 젊은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지 역주의나 학연 등 연고에 따른 투표행태에서 자유로운 데다 수도권에 집 중적으로 몰려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들에서도 이들을 어느 당에서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대선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펼쳐지는 각당의 젊은 유권자 쟁탈전은 가히 필사적이다. 과거에는 야당의 확고한 지지기반이었던 수도권의 젊은 층에 대해 각당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정치 상황과 정당의 인적구성 변화 에 따른 것이다. 개혁 성향의 정치인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현재는 각당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한나라당의 3김청산과 국민회의의 정권교체, 국민신 당의 세대교체 깃발들도 젊은층에게는 나름대로 각각의 명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뿔뿔이 갈라진 ‘옛날의 용사들’

(사진/김민석 의원의 국민회의 거리유세. )

개혁적 정치세력으로 분류된 인사들은 각당에서 수도권의 젊은층을 공략 하는 선봉대 구실을 자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내 ‘클린(깨끗한) 유 세단’이 주력이다. 이회창 후보의 선거구호인 3김청산의 기치를 내세우 며 젊은 유권자를 유인한다. ‘클린 유세단’에는 옛 민주당 비주류 출신 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한 제정구 김홍신 의원과 이 철 박계동 전 의원 등 이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민중당 출신의 옛 신한국당 인사들 인 이우재 김문수 이재오 의원 등이 가세하고 있다. 한나라당에 합류한 옛 민주당의 ‘신정치추진연합’(대표 홍성우)과 ‘내각제 저지를 위한 민주연합’(대표 이부영)도 젊은층 공략에 동원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정통야권세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도권의 젊은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수도권 젊은층의 50%까지 득표해 다른 후보들을 멀찌감치 따돌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정통야권세력에 의한 최초의 여야 간 수평적 정권교체의 실현을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사진/국민신당 주요당직자 회의도 젊은층 공략을 집중논의했다. )

국민회 의는 최근 당내 소장층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포럼’(총무 임채정)과 ‘21세기푸른정치모임’ 및 최근 입당한 ‘국민통합추진회의’ 를 묶는 개혁세력의 결집체인 ‘21세기개혁연대’를 발족시켰다. 이 모임 에는 이해찬 장영달 신기남 천정배 김민석 의원과 통추의 노무현 김정길 원혜영 유인태 전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 11월26일 개혁 성향의 정치인을 내세워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첫 거리유세를 갖고 젊은 직장인들에 대한 공략에 나섰다. 김 민석 의원과 노무현 부총재는 “지역주의는 독재나 식민지 침략과 같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인물과 정책을 기준으로 대통령를 뽑아 지역갈등 을 해소하자”고 호소했다. 수도권 젊은층의 지역주의 탈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국민신당도 이른바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모래시계세대’를 공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젊은 유권자 공략은 세대교체를 통해 3김정치를 청산한다는 이인제 후보의 선거전략에 부응하는 것이다. 국민신당은 지난 11월25일 여의도 당사에서 ‘희망의 정치를 위한 모래시계세대 청년포럼 ’ 발족식을 하고 80년대 당시 민주화투쟁의 주역이었던 대학생들과 ‘넥 타이부대’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 포럼에는 고려대 82학번인 원 유철 의원과 <그들 81학번>의 저자 김지용씨, 연세대 학생회장 출신인 정 소앙씨, 이근규 전 고려대 총학생회장, 엄창호 전 한양대 학생회장, 군부 재자부정투표 양심선언의 주역 이지문 서울시 의원 등 80년 민주화투쟁에 관여했던 인사 2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이들은 발족식에서 “우리는 다 시 청바지를 입고, 또는 넥타이부대가 되어 명동에서, 여의도에서 새로운 행진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래시계세대 청년포럼은 본격적인 선 거운동이 시작되면서 ‘버스투어’로 전국을 누비는 이인제 후보와 함께 현장에서 수도권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들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수도권 젊은층의 선택이 주목된다.

김성호 기자 한겨레21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1일 제 1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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