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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초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건가. 프로 원년에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삼성과 현대가 올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변신으로 원년 수모를 씻겠다
프로농구 원년인 지난 시즌 현대와 삼성은 나란히 7위와 꼴찌(8위)를 기 록했다.
실업농구시절 기아 다음의 실업팀이라는 ‘농구명가’의 명예를 유지하기 는커녕 양대 재벌은 그나마 서로를 끌어내리고 꼴찌나 면하려고 치열한 탈꼴찌 싸움을 벌였다.
반면 올시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전혀 딴판이다.
정규시즌 5라운드 가운데 1라운드가 대충 끝난 12월1일 현재 10개 팀 중 삼성은 1위, 현대는 2위를 달리고 있다.
스타급 복귀로 전력 상승, 용병도 제몫
양팀의 올시즌 돌풍의 징조는 서전부터 나타났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과 비슷한 개막전 상황에서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며 힘찬 첫발을 떼 양팀에겐 첫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현대 신선우 감독은 지난 13일 원년 우승팀 기아를 90-87로 꺾은 뒤 “지 난 시즌에도 첫경기를 기아와의 원정게임에서 패배한 뒤 기아와 SBS에만 3전 전패했다. 이번 시즌도 첫 경기 진행상황이 같아 속으로 많이 긴장했 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농구단의 이인표 단장도 12일 수원 홈 개막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동 양에 신승한 뒤 “원년 첫경기 상대가 동양이었다. 또 동양과 SBS에만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었다”며 지난 시즌의 앙갚음을 한 양 기뻐했다.
양팀 모두 원년의 징크스를 깨 의기양양했고 이후에도 여세를 몰고 갔다.
프로농구 전문가들은 현대와 삼성의 수직상승에 대해 군에 입대했던 팀 스타들이 돌아온 데다 지난 시즌 꼴찌를 해 올시즌에는 외국선수 지명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반사이익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은 당시 팀 아킬레스힘줄이던 슈팅력이 올시즌 문경은의 복귀로 오히 려 팀의 최대강점이 된 게 무엇보다 주효했다. 지난 시즌 공교롭게도 마 지막 경기를 현대와의 탈꼴찌 싸움으로 벌여 패배한 뒤 꼴찌로 주저앉았 던 삼성은 센터진은 물론이고 자유투 성공률(64.4%)과 외곽슛 성공률(32. 1%)이 8개 팀 중 가장 낮았다. 그러나 아마농구 스타 문경은이 상무에서 돌아와 프로농구에서 예상보다 더욱 뛰어난 슈팅력을 발휘하며 팀 선두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남이 만들어준 슛기회만 받아먹는 반쪽짜리 선수라는 평가가 뒤따라 프로 농구 적응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으나 문경은은 중거리슛만이 아니라 아 마시절 보여주지 않았던 파고들기까지 해내며 제2의 도약을 보여주고 있 다.
결국 문경은은 28일 현재 득점 2위로 득점 10위 안에 든 유일한 토종선수 이자 자유투 성공 1인자를 유지하며 벌써부터 신인왕은 물론 최우수선수 물망에 올라 있다.
여기에다 올해 새로 뽑힌 18명의 외국선수 중 드래프트 1순위 존 스트릭 랜드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28일 현재 득점과 도움주기 10위는 물론 튄공 잡기 12위, 슛가로막기 8위로 골 밑에서 문경은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도 지난 시즌 최다반칙(5백5개)을 범하며 발악을 했으나 결국 최다연 패(7연패)를 기록하고 통산 팀 최소득점(1천7백76점)이라는 불명예까지 남겼다. 당시 꼴찌(8위) 자리를 재계 라이벌 삼성에 넘겨주고 7위를 차지 한 것이 차라리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10개 구단 중 최고의 센터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새로 뽑은 전체 외국선수 18명 가운 에 2순위였던 제이 웹은 물론 17순위였던 조니 맥도웰도 웹과 경기당 튄 공잡기가 11개로 같고 도움주기나 스틸은 웹보다 많아 진흙 속의 진주였 다는 평가다.
가드진 활약이 올해 판도 결정한다
게다가 한국 남자농구 최초의 ‘트리플더블러’인 이상민이 가세한 것도 크게 기여했다. 확실한 게임메이커이자 강동희에 버금간다는 포인트가드 이상민이 전체선수 중 도움주기 3위의 실력으로 공을 골 밑으로 찔러주면 상대로서는 막아낼 재간이 거의 없다.
물론 기아가 노쇠화와 함께 김영만, 허재 등 주전들의 부상으로 팀 전력 이 약해진 것도 양팀이 급부상한 한 원인이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도 옥 에 티로 각각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가 약해 양팀이 결국 올시즌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구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팀보다 골밑 가드 슈터 3개 요소 중 2개 부문에서 앞서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2강 체제를 구 축하거나 기아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창석 기자
© 한겨레신문사 1997년12월11일 제 186호